![]() 지난 7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 뒤편에 위치한 일제 동굴 내부에 토사가 유입되고 침수가 발생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
16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7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역사공원에 위치한 일제 동굴 1곳이 침수로 인해 내부에 토사가 밀려 들어와 쌓이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2021년 5월 5·18 역사공원 조성 과정에서 발견된 이후 몇 차례 현장 내부를 살펴봤지만, 이런 심각한 침수 및 토사 유출 사례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문제가 된 동굴은 최초 발견 당시에도 토사유출 흔적은 있었지만 침수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건조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내부에서 침수가 발생해 바닥이 흥건하고 진흙투성이로 변했다. 뿐만 아니라 토사도 동굴 내부로 많이 밀려 들어와 유입된 모래흙이 떨어져 쌓인 곳은 다른 곳과 확연하게 바닥 높낮이가 달라져 있었다. 또 안에는 물기와 습기로 가득해 벽과 천정에 이슬이 맺혀 있는 등 결로현상도 심각했다.
시민모임은 “내부 벽 표면 색깔도 전보다 훨씬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이런 상태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건물 구조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부식 등 현장 훼손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보존 및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고 전했다.
쌍촌동 동굴은 1945년부터 일본 육군 대신 해군이 상무지구에 있던 비행장을 운영하면서 만든 여러 개의 동굴들 가운데 하나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뒤편에 있는 동굴들과 같이 모두 비행장과 관련된 시설이다.
광복 이후 국방부 산하 505보안부대가 들어선 뒤 1980년에는 5·18민주화운동과도 연관된 곳으로서 ‘역사의 중층성’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자, 광주의 근대와 현대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유물적 가치가 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