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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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 입력 : 2023. 11.05(일) 13:55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여당발 ‘김포시 서울편입’이라는 폭탄발언이 전국을 들쑤시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겠다며 일단 ‘던져놓고 보자’는 속셈으로 보인다. 현재 여당의 속내가 얼마나 다급한 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느닷없는 이슈에 전국민도 혼란에 휩싸여 있다. 마치 1812년 미국 정치인 게리가 자신의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한 ‘게리맨더링’을 떠올리게 한다.

살아생전 국가정책을 그렇게 쉽게 내놓은 책임자를 본적이 없다. 그럴듯한 포장조차 생략한 채 말이다. 그조차 안되니 그랬겠지만.

이 발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세대와 지역을 갈라놓더니 이제는 대놓고 ‘집값 상승’을 바라는 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며 계층까지 나눠보자는 분열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읽힌다.

김포 등 인근을 메가시티로 키워보겠다는 거창한 마스터플랜도 아닌 듯하다. 메가시티란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경제규모를 갖춘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거대도시를 지칭한다.

대표적으로 일본 간사이 메가시티와 영국 멘체스터 메가시티를 들 수 있다. 도쿄와 런던에 비해 지역이 쇠락하고 있어서 그 지역을 광역단위와 연합해 지속가능한 개발동력을 높여 보자는데서 시작됐다. 이 방식은 각자의 행정구역을 유지한 채 서로 협력시스템을 강화해가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서울에 인접한 지역을 편입시켜 덩치를 키우자는 주장과는 접근방식부터 다르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역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부울경 메가시티’도 정권이 바뀌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정부는 근시안적 정책 말고 지방분권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플랜을 내놔야 한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 공공기관을 전국으로 분산 배치한 혁신도시가 그 증거다. 나주 빛가람동에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한전, 농어촌공사, aT 등 16개 기관이 이전해 터를 잡았다. 논 밖에 없던 곳에 인구 4만명이 거주하는 도시가 들어서게 됐다. 중앙집중이 아닌 지역분권,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성과를 거뒀음을 증명했다.

내년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여당은 정쟁을 통해서라도 어젠다를 선점해 프레임을 바꿔보겠다고 나서고 있다. 민주당도 수도권 집중화에 반박하는 논리를 개발, 유권자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에 도취해 “200석 석권도 가능하다”는 치기 어린 자세는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