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김신엽>기후변화 대응 도시 수자원 관리방식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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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김신엽>기후변화 대응 도시 수자원 관리방식 변화를
김신엽 영산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 입력 : 2023. 11.06(월) 13:39
김신엽 국장
지난 해부터 길게 이어진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 이후, 올해 반가운 비소식으로 광주·전남지역의 가뭄도 이제 겨우 끝나나 싶더니 올해 7월부터 한반도 전역 곳곳에 내린 집중호우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하였다.

문제는 유례없는 아프리카의 사이클론, 유럽의 폭염, 미대륙의 대규모 산불, 남부아시아 홍수 등 올해 전세계의 극단적인 이상기후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이러한 기후변화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

기후변화는 장마와 마찬가지로 태풍 발생 양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태풍은 7월 이후 9월 사이에 발생하였으나 최근 들어 9월 이후 발생하는 이른바 ‘가을태풍’의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집중호우와 빈발하는 태풍 등 이상기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도시 내 수자원 관리체계를 다시 한번 꼼꼼히 돌이켜보고 철저한 재난 대비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속되는 가뭄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빗물, 하수 등 버려지는 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당장의 집중호우로 인하여 제한급수 상황이 코 앞까지 왔었던 올해 초 극한 가뭄상황이 금세 잊혀질 수 있지만 비가 오지 않는 가뭄 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현 기상상황을 고려해 대체 수자원을 확보하는 등 충분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과 대형 민간시설은 빗물저류조, 중수도 시설 등 물 재이용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구체적인 설치규정을 마련하여 활용지침을 적극적으로 홍보·배포하여야 한다,

집중호우시 침수로 인해 발생하는 인명,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적극적인 예방책을 실행하여야 한다. 지자체에서는 저지대 침수 취약지역 및 상습 침수지역 내 빗물받이, 맨홀 등 집중호우 대비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집중호우 후에도 다음 집중호우를 대비할 수 있는 상시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집중호우시 발생하는 도시침수를 적극 예방하고자 현장 상황에 맞게 빗물받이 등 침수예방시설에 대해 지자체와 함께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집중강우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지역에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관내 기후변화 위기 대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평상시 집중호우를 대비하는 시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평소 내가 무심코 노상에 버린 쓰레기가 빗물받이, 하수구를 막아 집중호우시 제 역할을 못하게 될 수 있다. 내가 도로에 무심코 버렸던 쓰레기가 집중호우시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거주지 시설 관리 및 거주지 주변 공공시설물에 문제가 발견시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www.safetyreport.go.kr) 및 지자체 민원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급시우(及時宇)라는 말이 있다. 때맞춰 내리는 고마운 비라는 뜻이다. 올 여름 내린 비가 급시우가 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위기를 공동사회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고, 우리 사회 전반의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