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 생경한 미디어아트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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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 생경한 미디어아트 세계로
27일까지 은암미술관 ‘리듬 감각’
김창겸·조용신·이탈 등 6인 참여
인터렉티브 아트 등 실험적 작업
만다라 모티브로 한 명상의 세계
  • 입력 : 2023. 11.14(화) 14:37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김창겸 작 life in the mandala(만다라 안에서의 삶). 은암미술관 제공
미디어아트는 미술영역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리듬 감각을 깨운다. 은암미술관은 동시대 끊임없이 확장하고 변화하는 미디어아트를 조명한 기획전시 ‘리듬 감각(Sense of Rhythm)’을 오는 27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김창겸, 조용신, 조세민, 이탈, 최종운, 한승구 등 6인의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전시 주제인 ‘리듬 감각’은 미디어아트 속에 내재 된 리듬을 통해 심장을 동요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일상의 루틴을 벗어나 다양하고 생경한 감각을 선사한다.

최종운 작가의 ‘환상의 사중주(The Fantastic Quartet)’는 특색있는 네 가지 악기의 조합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네 가지 악기 앞에 관람객들이 가까이 다가서면 각각 반응해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작품이다. 클래식 음악 안에 담겨 있는 음악적인 구조와 화음이 개성 강한 사회구성원들의 조합으로 이뤄진 현대사회와 닮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종운 작 환상의 사중주(The Fantastic Quartet). 은암미술관 제공
조세민 작가의 ‘너에게, 나에게, 모두와 함께(To you, To me, With together)’도 인터렉티브 작품이다. 고양이를 차용한 귀여운 캐릭터 ‘미미밈(memememe)’과 함께 흥겨운 리듬 속에 몸을 맡겨볼 수 있다.이처럼 작품과 관람객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통해 다층적인 감각 경험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한승구 작가의 ‘달빛이 머문 자리’는 영상과 조각을 함께 설치한 작품이다. 세상의 풍요를 기원하는 ‘달’의 생존과 제거, 이중적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물’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영상미가 특징이다. 달과 물을 통해 개인에게 깊게 박혀있는 상흔을 치유한다.

김창겸 작가는 ‘원’을 뜻하는 만다라를 모티브로 한 ‘만다라 안에서의 삶(life in the mandala)’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동양적인 명상의 세계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멸종위기의 많은 동물들, 붓다의 설법에 담긴 연꽃의 형상, 우주를 상징하는 만다라 도상 등을 차용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온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실천하는 의미를 담아 작가들만의 시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생명력과 영혼을 포착하게 된다.

조용신 작가의 ‘위코프 에비뉴 이야기’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낯선 위코프 거리의 풍경 속 소리, 움직임 등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을 작가가 직접 인터뷰해 영상에 담았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브룩클린의 위코프 지역을 찾아 왔는지 그 사연을 물어본다. 천천히 어둠이 찾아오는 밤은 긴장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탈 작가는 사회정치적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오며 설치미술을 비롯한 퍼포먼스, 키네틱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적인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공공’의 의미를 내포한 길거리, 공원, 광장과 같은 장소에서 산업사회를 대변하는 테크놀로지적 관점을 통해 광장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호명’이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은암미술관 관계자는 “전시에 참여한 6명 작가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내뿜는 에너지는 고요하면서도 열정적이다”며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매체를 선택하고 소통을 확장하며 변화에 적응해 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일상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미디어의 다중적이고 생경한 리듬을 통해 새로운 삶의 리듬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통로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