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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서석대>힘내라 전남대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3. 11.14(화) 16:45
이용환 논설실장
“오늘 이 자리는 우리 민족을 일으켜 세우는 거대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1952년 6월 9일, 남강 최상채 박사가 광주서중에서 열린 전남대학교 개교식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취임사를 했다. 1903년 장흥에서 태어나 일본교토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교육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높았던 학자였다. 사석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줄곧 ‘내 꿈은 문교부장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날 전남대 초대 총장에 취임하면서도 ‘민족교육과 인재양성’을 수차례 다짐했다.

1951년 설립 인가를 받은 전남대는 1952년 도립광주의과대학과 도립광주농과대학, 도립목포상과대학, 대성의숙 등 4개 대학을 모체로 발족했다. 필요한 자금은 6억여 원의 국비와 건립회의 갹출금, 도민의 기부금을 더해 충당했다. 광주향교도 소유하고 있던 9억 원의 농지증권을 전남대에 기부했다. 향교가 운영하던 대성의숙 교수와 학생들은 전남대 문리과대학에 이관됐다. 국립대지만 광주·전남 지역민을 위해 지역민이 힘을 모아 세운 대학인 셈이다.

그런 전남대가 올해로 71주년을 맞았다. 진리, 창조, 봉사라는 교육 이념을 위해 5개 대학 20개 학과로 시작된 전남대는 지금 17개 대학 109개 학과를 갖춘 거함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인재도 학사 18만 4757명, 석사 3만 7988명, 박사 8725명에 이른다. 1년 예산도 4조 원이 넘는다. 5·18연구소를 비롯한 78개의 연구소와 32개 부속 연구소, 22개의 BK21 사업단, 32개의 산학협력단 부속연구센터도 지역의 자랑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는 자산이다. ‘역사 앞에 당당하고 자랑스런 전남대’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듬직하다.

전남대가 지난 13일 교육부가 발표한 글로컬대학30 공모에서 탈락하면서 지역 사회의 아쉬움이 크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오늘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 준비하면 내년 글로컬 대학 추가 지정 가능성은 차고 넘친다. 지난해 전남대가 내건 70주년 슬로건은 ‘진리로 이끈 70년, 창조로 이끌 100년’이다. 오는 2030년까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초불확실성의 시대 미래 가치를 창조하는 연구 혁신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세기의 밝은 빛을 한 가슴 안고 이 땅의 새 문화를 건설하리라….”는 교가처럼 ‘새 문화’를 위한 전남대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지금이다. 힘내라 전남대.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