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자들 “탄핵 추진 말고 하는게 뭐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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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민주 지지자들 “탄핵 추진 말고 하는게 뭐냐” 질타
‘제1야당’ 불구 대여 전략 부재
당 지도부-강경파 입장차 노출
국힘, 야권인사 영입 이슈 선점
서울지역 지지율 민주보다 앞서
  • 입력 : 2023. 11.22(수) 18:15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광주·전남지역 지지자들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을 겨냥한 인재 영입이나 여당에 맞설 대여 전략 마련은 고사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비롯한 ‘탄핵 ’카드만 앞세운 채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와 비명계(비이재명계)가 불협화음을 내는 등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더불어민주당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민주당을 제쳤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만8393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000명(무선 97·유선 3)이 응답을 완료한 2023년 11월 3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44.6%, 국민의 힘은 37.1%를 기록했다.(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이 앞서고 있지만 격차는 10%p 미만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서울이다. 민주당은 39.4%인 반면 국민의힘은 41.1%로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를 보였다.

여당이나 정부에 뚜렷한 지지율 상승 요인이 없는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지역정가에선 ‘전략 없는 제1야당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에 밀려 정치뉴스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띄우고 야당 의원 등 야권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는 등 전방위적 공세와 이슈를 이끌고 있다. 일명 ‘슈퍼 빅텐트’라고 불리는 전략이다. 여당은 이를 통해 ‘수도권 위기론’을 타파하고 이준석 신당 등 총선을 앞두고 불고 있는 제3지대 바람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총선 인재 영입 대상에 여권 인사들뿐만 아니라 이상민, 양향자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야권 인사들까지 폭넓게 고려하겠다며 세력 확장에 나섰다. 이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입당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당 차원의 총선 전략 마련 등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일부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것 빼곤 하는 게 없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여당의 전방위적 대응에도 민주당은 그저 ‘탄핵’만 만지작 거릴 뿐이다”면서 “탄핵이 쉬운 일도 아니고, 명분도 없이 뭐만하면 다 탄핵이다. 전략이라기도 보다는 윽박지름일 뿐”이라고 말했다.

탄핵 추진을 놓고 당 지도부와 강경파 간 입장차도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탄핵에 거리를 두는 데 반해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당 태스크포스는 한 장관 탄핵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광주 민주당 관계자는 “주변에서 민주당의 총선을 관통하는 이슈나 단어가 ‘탄핵’이냐고 농담처럼 묻는다”면서 “내분이 없는 당은 없지만, 적어도 색은 비슷해야 하는데 연일 난리도 아니다. 본디 야당은 도전자 성격이어서 선거를 기점으로 뭉치는데 지금 민주당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여당인 줄 알 것”이라고 자조했다.

탄핵 추진에 찬성하는 지지자도 있다.

금호동의 박인영(51)씨는 “제1야당 당 대표를 검찰이 지속적으로 압박하는데 이에 맞설 강력한 카드가 ‘탄핵’말고 뭐가 있느냐”면서 “당 지도부가 말 뿐이지 한 것이 없다. 이전처럼 밖에 나가 ‘야권탄압’을 외치며 단식을 하던지, 뭐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광주 민주당원인 정미경(38)씨도 “검찰은 당 대표를 흔들고, 정부는 서민 삶을 힘들게 하는데 제1야당이 강력하게 맞서려면 ‘탄핵’아닌 그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면서 “차라리 말로 끝낼게 아니라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진성 조선대 외교정치학과 교수는 “지금 민주당은 색이 없다. 당위적으로 자신들이 ‘진보’라고 생각하는데, 무엇이 진보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 같다”면서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다 보니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엇갈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비판적 유권자들은 당분간 선거에서 ‘적극적 이탈’, ‘적극적 불참’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