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김민환>유역물관리종합계획 수립, 기후위기 시대 해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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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김민환>유역물관리종합계획 수립, 기후위기 시대 해법 기대
김민환 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호남대 교수
  • 입력 : 2023. 11.27(월) 12:35
김민환 위원장
이상기후가 뉴노멀이 되어 극한 기후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2023년, 세계 도처에서 발생된 이상기후를 보면 ‘지구 온난화’ 시대는 가고 ‘지구 열대화’ 시대로 접어든 것.

금년 여름, 미국 남서부 지역과 유럽, 일본 등에서 50도를 넘는 폭염, 캐나다와 미국 하와이의 초대형 산불,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중부 유럽의 폭우, 리비아의 대홍수(1만명 이상 사망 추정) 등 경험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전남 유역의 경우 지난 2020년 섬진강유역에서 8월 7일과 8일 이틀간 200년빈도를 초과하는 347.8㎜(48시간) 강우가 발생하였다. 이 기간 동안에 홍수로 인해 곡성과 구례 등 8개 지자체 78개소 지점(댐 하류 수해 원인 조사 보고서, 2021)에서 총 2284억원(환경분쟁조정위원회 조정금액)의 피해가 발생되었다.

2022년 영산강·섬진강유역의 누적 강우량은 854.5㎜로 예년 대비 61% 수준으로, 이는 1973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최저 세 번째 수준으로 가뭄이 매우 심각하였다. 2023년 4월4일 기준으로 주암댐은 준공 이후 최저 저수율 20.3%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영산강·섬진강유역 22개 도서지역에서 비상급수를 시행하였으며, 특히 완도군 넙도에서 371일 동안 제한급수가 실시되었다.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의 유역 물 관리를 위해 지난 3일 제1차 영산강·섬진강·제주권 유역물관리종합계획(이하 ‘유역계획’)이 수립되었다. 기후위기를 대비하는 대책뿐만 아니라, 전남 유역의 현안문제와 2030년의 유역 물관리 여건 변화와 전망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담겼다.

이번 유역계획은 ‘자연이 건강하고 유역민이 행복한 영산강’, ‘자연과 인간, 상·하류가 상생하는 섬진강’, ‘풍요롭고 안전한 제주 생명수’라는 유역별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물 이용’,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 안전 확보’, ‘유역 물 환경 관리와 보전, 복원’, ‘물 거버넌스 구축과 물 문화 창달’, ‘새로운 물 가치의 창출’이라는 5개 분야, 93개의 세부 과제로 구성됐다.

물 이용, 물 안전 분야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용수공급 취약지역 물 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한 지역 맞춤형 먹는 물 공급 사업(도서·해안 광역상수도 비상연계, 농어촌 지방상수도 확대 등), 극한 가뭄 시 물 공급체계 조정과 기존 시설간 효율적 운영 등 유역 맞춤형 가뭄종합대책(장흥댐-주암댐 연계, 댐-보-하굿둑 연계 운영 등), 지역별 강우 특성을 반영한 도시침수 대응 사업(하수관로 설계빈도 상향 등)이 반영됐다.

물은 인간 생명의 근원인 동시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물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재난의 영역은 어쩔 수 없지만,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생각해야 한다. 물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유역과 유역, 지역과 지역 간에 상생의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지난 가뭄에서도 기관간 협의, 광양만권 산단 업무협약, 비상연계, 하천 대체 취수공급, 시민의 용수 절감 등 전방위적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가뭄과 홍수를 겪으면서 어렵게 수립된 이번 유역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