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조립라인에서 직원이 차체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자동차 산업 현황과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1~9월 기준 총 687만대로 전년대비 31.4% 성장했다.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매우 높은 성장률이지만, 지난 수년간 전기차의 빠른 성장과 비교해서는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3년간 전기차 시장은 2020년 25.0%, 2021년 115.3%, 2022년 62.6% 등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올 들어선 둔화된 모양새다.
반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가성비’로 주목받는 경형·소형 차급의 수요는 강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신차 중 경형 차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 늘어난 1만753대, 소형의 경우 22.5% 늘어난 1만330대로 집계됐다.
앞서 출시된 경형·소형 전기차들의 판매량도 선방하고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의 레이EV는 10월 말 기준 1300대 이상 판매되며 기아의 주력 전기차인 EV9의 판매량 833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EV6(1564대)와 현대차 아이오닉 5(1471대) 등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들과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완성차업계는 중·대형급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매 부담이 작은 소형차 이하급의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소형 전기 SUV ‘볼보 EX30’을 28일 국내에 최초로 공개하고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을 실시한다. 특히 내연기관과 유사할 만큼 가격을 크게 낮춰 ‘보급형’ 전기차 시대를 연다는 전략이다. 볼보 EX30은 NCM 배터리를 장착하며 69㎾h의 용량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475㎞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일부터 일본에서 코나 일렉트릭의 공식 판매를 시작했으며 기아는 그동안 부진을 겪었던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전기 SUV EV5의 공식 판매에 돌입한 상황이다. 준중형급이지만, 현지 소형 전기 SUV와 비슷한 가격대인 14만9800위안(약 2700만원)부터 시작해 역시 가성비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내년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하고, 현대차가 출시할 예정인 경형 SUV 캐스퍼 EV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출시된 캐스퍼는 당시 월평균 40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경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달까지 3만5768대를 판매하며 전월 기준 여전히 국산차량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들 만큼 높은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캐스퍼 EV 생산 및 내연기관과 전기차 생산 병행으로 인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 4일부터 전라인의 생산 공정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시설 기반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조립공정에서 전기차 배터리 장착을 위한 추가 라인 확보 및 설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내달 10일까지 시 운전 및 보완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재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올해 연말까지 생산설비 구축 및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는 캐스퍼 EV 시험생산을 진행한다. 시험생산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에 돌입하게 된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설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계획대로 다음 달 11일부터는 정상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고 내년 상반기 시험생산과 하반기 양산까지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캐스퍼 EV를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에게 최고 품질의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