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이타적 유전자.윤승태>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스물일곱 번째 기록-미국 해양대기청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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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이타적 유전자.윤승태>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스물일곱 번째 기록-미국 해양대기청을 다녀와서’
윤승태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 입력 : 2023. 11.29(수) 15:03
NOAA 오케아노스 탐험선이 지난 6월23일 알래스카의 한 부두에 정착해 있다. 이 탐험선은 바다 깊은 곳에 접근하고 해당 데이터를 대중 및 육상 연구원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다. AP/뉴시스
윤승태 조교수.
대한민국은 작은 국토 면적에도 불구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많은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풍부한 수산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바다 덕분이다. 대한민국에 비해 100배나 넓은 면적을 가지는 미국 역시 서쪽으로는 태평양, 동쪽으로는 대서양이 위치해 있어 바다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 이에 미국은 바다를 이해하고 또 보호하기 위해 무려 1800년대부터 해양 관측과 해양 연구를 활발히 수행해 오고 있다. 현재도 미국은 해양 관측과 해양 연구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세계 해양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자연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젊은 해양과학자들은 미국의 선진 해양 관측 기술과 연구 능력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과의 해양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 중에 있으며, 대한민국 해양수산부에서는 2000년도부터 미국 해양대기청(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과 함께 한미공동연구사업(JPA·Joint Project Agreement)을 추진 중에 있다. 본 사업은 대한민국과 NOAA 연구자 간의 활발한 교류를 장려하여 한미 간 기술 협력 및 공동 연구 과제 개발을 확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최근 필자는 NOAA 연구자들과 협력해 기후변화 속 남빙양의 변화를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JPA 프로젝트 중 극지 패널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NOAA 소속의 Ludovic Brucker 박사님과의 개인적인 협의를 통해 NCWCP(NOAA Center for Weather and Climate Prediction)에 방문하였다. Ludovic Brucker 박사님은 위성 관측 전문가이며 NOAA의 두 산하 기관인 National Ice Center와 Center for Satellite Applications and Research(STAR)의 장(chief scientist)으로 재직 중에 있다. NOAA는 지구의 해양과 대기상태를 조사하는 중앙행정관청으로 미국 전역에 산하 기관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NCWCP는 NOAA 본청과 마찬가지로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에 위치하고 있다.

총 2일의 기간 동안 워싱턴 DC에 위치한 NCWCP를 방문하였는데, Ludovic 박사님이 일정을 잘 짜 준 덕분에 NOAA에서 극지 연구를 수행 중인 10개 이상의 그룹(PolarWatch·STAR·SIPD 등)등과 미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NOAA에서 현재 제공 중인 여러 극지 자료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NOAA에서 극지 연구, 특히 북극 연구에 많은 물적, 인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감사하게도 NOAA 내부 세미나 기회를 제공받아 ‘Responses of the Antarctic Ocean to the climate change focusing on the Ross Sea and Amundsen Sea’(기후변화에 따른 남극해 반응 연구: 로스해, 아문젠해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 발표도 수행하였고, 필자의 최신 연구 결과와 관련해 NOAA 연구자들과 토의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방문 일정 마지막에는 Ludovic 박사님과 현재 필자가 개발 중인 남극 폴리냐 관측 기술에 대한 추가 논의를 진행하여 과제 개발에 대한 조언도 얻고 NOAA 측의 연구 참여 의향서도 받을 수 있었다. 짧은 기간의 방문이었지만 위성 연구에 대해 많이 배우고 또 극지 연구에 대한 시야를 북극으로까지 넓힐 수 있었던 기회였으며, 공동 연구 과제 개발이라는 가시적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필자는 매년 JPA 프로젝트를 통해 NOAA 방문 및 NOAA 연구자와의 교류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NOAA 그룹 내에서의 극지 연구 현황 파악과 남극 연구 과제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미팅과 논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하였으나 향후 관측 자료 공유, 학생 연구자 교류, 관측 기술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나아가 NOAA와 연구 협력을 진행 중인 미국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협력 기회도 함께 모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기후변화가 필자만의 관심사가 아닌 전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사임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 연구자들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함을 새삼 느끼고 있으며 국제협력 연구 과제 개발을 위해 분발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