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명계 '연쇄 탈당' 이달 중순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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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민주당 비명계 '연쇄 탈당' 이달 중순 '분수령'
이상민 의원 탈당 여파 촉각
원칙과 상식 "중순 이후 결단"
지도부 혁신안 수용여부 주목
이낙연 연일 이재명 저격 관심
  • 입력 : 2023. 12.04(월) 18:17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상식 세 번째 민심소통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에서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혁신계) 의원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거취와 관련 당에 변화가 없으면 이달 중순 이후 결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5선 이상민 의원이 탈당과는 거리를 뒀지만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맞물려 연쇄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칙과 상식’ 소속의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의 혁신안 수용 여부에 따라 연말께 거취를 결단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출범 회견에서 당 지도부에 12월까지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비전 정치 회복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지도부의 답변 시한으로 이달 중순을 제시했다.

‘원칙과 상식’은 전날 간담회에서 “당이 (혁신안을) 들어주지 않으면 최종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의원 탈당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해법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고 했다. 독자 노선을 택한 이 의원의 행보와는 거리를 두면서도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윤 의원은 “12월 중순까지 당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이야기했다”며 “저희가 요구하는 부분들에 대한 전체 평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누차 말하지만 탈당이나 신당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12월 어느 지점에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드렸다”고 했다.

원칙과 상식은 10일에는 당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당원들을 모아 대규모 토론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비주류 혁신계 당원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세를 불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비명계의 행보는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연일 저격하는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당장 일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라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중지를 모으고 결단해야 할 것은 결단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를 겨냥해 “국민 평균만큼은 정직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이 국면에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고, 결론이 난다면 그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등 제3지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외곽 조직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지난달 26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추가 탈당 가능성은 다고 보면서도 비명계의 세 결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최근 두 달여 동안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두 차례 만나 당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만남에선 친낙계인 윤 의원이 배석했고, 원칙과 상식 측도 김 전 총리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 전 총리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지도부의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 인터뷰가 정치 재개 선언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기여할 상황이 되면 움직이겠다”며 역할론을 부인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선 이낙연·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반명(반이재명)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강성지지층인 ‘개딸’의 과격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정치 개혁 약속을 파기하고 병립형 회귀를 밀어붙이면 분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병립형으로 밀어붙이면서 거기에 개딸들의 거의 폭행, 테러에 가까운 행동이 있으면 오히려 분당을 부추길 수가 있다”며 “어떤 계기를 만들어 줄 수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국회의장까지 당을 사당화로 몰아가는 데 대해 다들 부글부글하고 있지만 선거 앞두고 분란을 안 일으키려고 그동안 다들 입 다물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말이 터져 나오는 것은 심상한 조짐이 아니다. 병립형으로 되돌아가면 상당히 심각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당이 잘 화합하고 추슬러서 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총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민주당을 사랑하고 이낙연 대표님은 민주당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커리어”라며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것은 이낙연 대표님으로서는 선택하기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과 관련 “우리 당의 중요한 정치인이고 당의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으로서도 어떤 역할을 드리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