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문화향기·박관서>광주청년작가문학포럼으로 본 미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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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문화향기·박관서>광주청년작가문학포럼으로 본 미래문학
박관서 시인
  • 입력 : 2023. 12.05(화) 17:49
박관서 시인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광주에서 제9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그동안 주로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열리던 세계한글작가대회는 이번에 최초로 광주에서 개최되었다. ‘한글, 세계와 화합하다’를 주제로 열린 대회에서는 맨부커상에 이어 메디치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와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된 장편소설 ‘인간시장’의 김홍신 작가, 그리고 최근 ‘제주도우다’를 펴낸 현기영 작가, 몽골의 볼강타미링 바트체첵 작가를 비롯해 한국의 대표 문인과 주요 문학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하여 특별강연 및 주제발표를 통한 토론 등이 펼쳐졌다. 특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 개막식에는 국내외 문인, 학자 등 약 800여 명의 인파가 몰려서 문학행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한글을 통한 세계와의 화합’이라는 행사주제를 그대로 구현한 셈이었다. 한글이 단순히 문자로서의 기호를 넘어서 문학과 언어 그리고 한민족과 세계라는 경계와 장벽을 넘어서는 매개체로 구현된 셈이었다.

그렇듯이 이번 광주에서 진행된 세계한글작가대회는 기존의 국제문학행사의 성격을 넘어 “한글의 우수성을 홍보함은 물론 광주의 청년작가들이 세계와 교류함으로써 광주문학이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청년작가와 미래문학에 대한 주제를 분명히 하였고 또한 기존의 세계한글작가대회 프로그램에 더하여 ‘광주 청년작가 문학포럼’이라는 라운드 문학포럼을 따로 진행하였다.

하지만,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서 이를 진행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우선 청년작가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최근 늘어난 법정 청년 나이를 19세에서 39세까지로 감안 하더라도 이 나이 때의 문학작가 자체가 별로 없었다. 아니 사실 거의 희박한 것이 지역 문학계의 현실이다. 물론 이는 문학만이 아니라 학습과 첫걸음을 떼는 직장생활 적령기에 필요한 사회체계 자체가 부족한 지역의 전반적인 현실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광주청년작가문학포럼은 지역 문학생태계와 관련한 청년작가의 상황 점검과 함께 이를 통해서 미래문학을 전망해보고자 하는 세부목표를 정했다. 이처럼 ‘문학 너머의 문학’을 전망하고자 하는 목표를 통하여 청년 참여작가 40여 명을 모집하여 그들이 쓴 작품집을 간행함은 물론 문학포럼 등의 행사를 통해 우선 지역의 청년작가를 종횡으로 그룹화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이에 최근에 개관한 광주문학관에서 진행된 광주청년작가문학포럼에는 약 100여 명을 웃도는 지역의 청년작가들이 모여서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띤 문학토론의 장을 연출하였다. ‘제1주제, 광주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는 우리 지역의 원로작가인 문순태 소설가가 ‘5.18 소설, 내일의 과제’ 기조강연을 하였고 소설가인 이기호 광주대교수가 ‘광주 옆자리’라는 기조발제를 하였다. 이에 더하여 해외 유학생 관리시스템(전남대학교 강단비 교수), 광주에서 평론가로 살기(조선대 김주선 문학평론가), 세계 청년 대상으로 하는 한국문학교육(동신대 박경자 교수) 등의 발제를 중심으로 문학포럼이 진행되었다.

또한, 주제발표 2에서는 ‘광주청년작가포럼- 문학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독립책방, 마주침의 공간’ 송기역(시인, 기억책방 대표), ‘2023 문학은 어디로 가는가’ 이민우(문학신문 뉴스페이퍼 대표), ‘로컬문학장의 재구성에 대한 소고’ 박일우 소설가(광주전남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 대표), ‘국제PEN과 번역사업’ 이성환(시인, 광주펜 세계한글작가대회 사무처장), ‘놀이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문은희(시낭송가, 놀이세상 시옷 협동조합 대표), ‘축제로서의 아시아 문학과 새로운 전망’ 김호균(시인, 전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전업작가의 삶’ 임지형(동화, 청소년소설 전업작가), ‘광주 스토리 산업’ 이상용(스토리산업, 광주문화산업정보진흥원 문화콘텐츠 팀장) 등의 발제로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본행사를 통하여 ‘인공지능(AI)과 문학산업’, ‘한국 문학과 청년, 미래 문학을 말한다’ 등의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우리 지역의 청년작가와 미래문학의 향방에 대하여 충분한 점검과 전망을 짚어본 것으로 자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