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우유·설탕값 폭등… 동네 빵집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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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연말 앞두고 우유·설탕값 폭등… 동네 빵집 ‘시름’
케이크 주재료가격 10%대 상승
감귤 등 과일가격도 천정부지
“특수는커녕 팔면 팔수록 손해”
소비자들 고물가에 직접 제작
  • 입력 : 2023. 12.05(화) 18:08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5일 찾은 광주 동구 한 베이커리 카페에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케이크 원재룟값이 올라 최소 마진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이마저도 비싸다는 손님이 있어 가격 조정은 생각도 못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등 케이크 수요가 많은 연말을 앞두고 우유, 설탕, 과일 등 케이크 주재료 가격이 폭등해 소규모 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최근 우유와 설탕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0월 기준 설탕값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3% 상승, 우윳값은 14.3% 각각 올랐다.

특히 우유 가격은 지난 8월 낙농진흥회가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10년만에 최대 수준인 ℓ당 88원 인상하면서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지난 10월부터 흰우유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설탕,과 우유 외에도 케이크 필수 재료인 감귤 등 과일 가격도 치솟으며 소규모 베이커리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농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광주 지역 노지 감귤 S과 5㎏ 중·도매가격은 1만8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만2500원) 대비 50.40% 비싸졌다.

케이크 주재료값이 상승하면서 개인 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가맹점 자영업자들도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보다 마진율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서 제작 케이크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28)씨는 최근 도시락 케이크를 새롭게 추가했다. 주재료값 상승으로 기존 케이크값을 조정하는 대신 작은 사이즈 케이크를 판매해 소비자 반발을 줄이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씨는 “기존 사이즈 케이크를 판매하려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가격을 올리면 고객들이 찾지 않으니 도시락 통에 들어갈 만한 작은 사이즈 케이크 메뉴를 추가해 판매하고 있다”며 “최저 2만원에서 3만원선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손님이 있다. 소규모 가게이다 보니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동구에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7)씨는 팔면 팔수록 적어지는 수익에 케이크 및 베이커리류 가격을 조정할 생각이다.

김씨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개인 가게들보다 케이크와 빵값이 저렴한 건 사실이나 본사 허락 없이는 가격 조정이 쉽지 않아 힘들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재룟값은 매번 오르는데 판매가격은 늘 동결이니 이윤이 남지 않는다”며 “곧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케이크 가격을 올릴지 동결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연말에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며 통상 12월 빵집 케이크 판매량은 평달보다 30~40% 많다. 물가 상승으로 케이크 전문점 평균 가격은 5만원 이상인데다 유명 호텔 케이크값은 25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도 늘고 있다.

매번 크리스마스 기념 제작 케이크를 구매했다는 송모(26)씨는 “올해에는 케이크를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 작은 도시락 케이크조차도 너무 비싸 대신 MZ세대 사이 유행인 편의점 빵으로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먹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