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무명의 반란’ 황동하, 인생 역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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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무명의 반란’ 황동하, 인생 역전 꿈꾼다
2022년 전체 65순위 KIA행
인상고 출신 유일 현역 프로
올해 대체 선발로 가치 증명
미국 파견서 구속 증가 기대
  • 입력 : 2023. 12.18(월) 17:21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황동하가 지난달 13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라이브 피칭 훈련에 임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인상고 야구부 역사상 프로 지명자를 세 명 배출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저 혼자죠. 꼭 팀에 필요한 자원으로 거듭나서 학교의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자랑스러운 프로 선수가 되겠습니다.”

전북 정읍 소재 인상고를 졸업한 KIA타이거즈 투수 황동하(21)의 각오다. 황동하는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65순위) 지명을 받아 KIA 유니폼을 입었다.

전국 대회 결승 진출 경험이 전무한 작은 학교에서 프로에 진출한 투수에게 주목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황동하가 인상고 투수진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 정도만 알려졌다.

황동하는 올 시즌 대체 선발로 가능성을 알리며 무명의 반란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21경기에서 55.2이닝을 소화하며 차분히 기회를 노렸고, 올해 5월 숀 앤더슨과 정해영, 김대유가 말소될 때 대신 1군에 등록되며 기회를 받았다.

그는 “작년에는 제구가 괜찮았다. 올해는 구속만 조금 더 오르면 저도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들어 평균 구속과 최고 구속이 모두 올랐다. 목표했던 구속이 오르면서 기회도 많이 받았고, 괜찮았던 시즌이라고 생각한다”고 총평을 남겼다.

KIA타이거즈 투수 황동하가 지난달 11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정재훈 투수 코치의 조언을 받고 있다. 한규빈 기자
황동하는 올해 1군에서 롱릴리프로 활약하면서 대체 선발 중책도 맡았다. 13경기에서 31.1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6.61로 방어율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투구 템포와 제구 등에서 확실한 강점을 선보였다.

그는 “정신적으로 강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1군에서 시합을 나가다 보니까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김)건국 선배도 많이 도와줬다. 2군에 다시 내려갔을 때 ‘폼은 신경 쓰지 말고 생각을 다르게 해보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언급했다.

마운드의 기대주로 떠오르면서 프로 입성 후 처음으로 해외 마무리 훈련도 소화했다.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정재훈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았다.

황동하는 “평균 구속을 더 높이고 싶었는데 우선 몸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고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컨디션 좋을 때는 평균 구속이 145㎞ 정도 나오는데 정신적으로 흔들리면 떨어진다. 꾸준히 145~146㎞ 정도 나올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첫 라이브 피칭에서는 오랜만에 실전처럼 투구를 하니까 긴장도 되고 다리도 마음대로 안 움직였다”며 “정신적으로 새롭게 무장을 했어야 하는데 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IA타이거즈 투수 황동하가 지난달 11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에서 캐치볼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한규빈 기자
새 시즌 도입되는 피치 클락에 대해서는 이미 적응을 마친 투수라는 평가도 나왔다. 올해 1군 마운드에서 가장 투구 템포가 빠른 투수였던 만큼 흐름을 오히려 느리게 가져가는 법을 배웠다.

황동하는 “템포가 빠른 것은 장점이지만 코치님들께서 너무 빠르다고 조언해 주셨다. 특히 스트라이크가 아니라 볼이 될 때 더 빠르다고 지적을 해주셨다”며 “좀 더 천천히 하려고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도록 훈련을 했는데 포수 사인만 맞으면 피치 클락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마무리 캠프 기간 눈도장을 찍은 만큼 코치진의 기대감도 커졌다.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투수진을 파견했는데 이 명단에 황동하가 발탁됐다. 가장 큰 목표인 구속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선발로 나갈 때도 있고 불펜으로 나갈 때도 있었지만 중요한 시점에는 나가지 못했다”며 “새 시즌에는 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