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씨·과육도 먹는…미래 열대과일 먹거리 시장 개척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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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전남일보]“씨·과육도 먹는…미래 열대과일 먹거리 시장 개척 앞장”
●담양서 3년째 백향과 재배 조명현 시골과작은농부 농장 대표
강진농업고 졸 학문 익혀
백향과 재배 표준화 확립
예비 귀농귀촌 교육·지원
  • 입력 : 2024. 01.08(월) 11:24
  • 글·사진=조진용 기자
조명현 시골과작은농부 대표의 800평 규모 비닐하우스에서 백향과 600주가 재배되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농부를 꿈꾸며 강진농업고, 전주 농수산대학교에서 농업 지식을 쌓은 뒤 담양에서 3년째 백향과를 재배중인 청년 농사꾼이 있다.

조명현(28) 시골과작은농부 대표다. 800평 규모 비닐하우스에서 백향과 600주를 키워 담양 근교 광주 로컬푸드직매장등에 판매하고 있다.

표준화된 백향과 재배방법이 정립돼있지 않은 탓에 냉해피해를 입는 등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농업 선진지인 독일에서 학습한 지식과 백향과 재배에 성공한 농장을 직접 찾아가 견습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백향과 재배를 이뤄내고 있다.

전남에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전자들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백향과 재배 유통부터 귀농귀촌 교육까지 청년농업 전진기지로써 시골과작은농부의 변신이 기대된다.

●백향과 재배 도전 ‘성공’

담양군 봉산면 유산길 150. 검정색 멀칭비닐이 씌워져 있는 비닐하우스가 눈에 띈다. 비닐하우스에 다다르자 시골과작은농부라고 쓰인 이정표가 농로길 한편에 설치돼 있다. 이정표를 따라 비닐하우스 실내로 들어가 보니 초록빛을 띈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어 미니밤호박을 연상케 했으나 조명현 시골과작은농부 대표가 건넨 열매를 살펴보니 백향과였다.

조 대표는 지난 2021년 담양군 봉산면 일원에 1200평 땅을 매입해 800평 규모 비닐하우스를 구축 백향과 600주를 재배하고 있다.

백향과는 브라질 남부지역 자생 식물로 줄기의 각 마디에 덩굴손과 턱잎이 있으며 열매는 둥글거나 타원형이다. 크기는 5㎝정도로 탁구공보다 크며 젤라틴 상태의 과육과 종자가 많아 향기가 나는 특징이 있다.

백향과는 하계 7월~8월·동계 2월말~3월초에 연 2회 이뤄진다. 사람이 직접 인공수분방식으로 암술 꽃가루를 수술에 바르면 수분이 완성된다.

3월에 백향과를 식재해 5월 개화과정을 거쳐 7월에 한차례 수확하며 9월 꽃이 개화한 이후 2월말 수확하는 방식이다.

조 대표가 재배한 백향과는 스마트스토어·SNS온라인 인스타그램과 광주 매곡·일곡 로컬푸드매장 등에 납품되고 있다.

강진농업고를 졸업하고 전주 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조 대표가 백향과 재배에 도전한 이유는 국내에 백향과 유통 시장이 평준화돼있지 않아서다.

조 대표는 “농수산대학교 재학당시 한학과 정원 40명 가운데 38명 정도가 영농후계자였다. 사과, 배, 포도, 귤 등 부모 농장을 물려받아 경영을 이어나가면 그만인 동기들이 대부분이었다. 독립심을 갖고 신규 시장을 개척해보겠다는
조명현 시골과작은농부 대표
각오로 백향과 재배 도전을 나서게 됐다”며 “백향과는 농수산대학교 과수학과를 졸업한 뒤 첫해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수확강도가 낮았다. 가공이 가능하고 타 농수축산시장의 경우 생산판매자 조합이 형성돼 있지만 백향과 유통시장은 조합이 없는 상태이다. 신규시장을 넓혀나가야겠다는 목표의식 덕분”이라고 밝혔다.

●유년시절부터 꿈꾼 목표 ‘농부’

10대 시절부터 조 대표의 꿈·목표의식은 남달랐다. 친구들은 배우지망생, 유튜버 등 유행하는 직업을 희망하는 반면 조 대표는 수의사와 소를 키우는 농부였다.

조 대표는 “수의사와 소를 키우는 농부가 되겠다는 꿈에 대해 당시 중학교 동창들은 ‘농사짓는 농부는 못 배운 사람들이하는 일’ ‘소 사료 나르고 축사 똥 치우면서 사는 고생하는 삶’이라며 핀잔을 듣기도 일수였다”며 “동창들의 따가운 시선은 오히려 ‘10년 후에 다시 보자’며 의욕을 불태울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농수산대학교 진학 당시 조 대표는 1학년때 농업 선진국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농업 특성상 이론 학습보다는 2년간의 현장실습을 통해 오늘날 농부가 될 수 있었던 초석을 다진셈이다.

유년시절부터 목표를 확고히 다진 조 대표가 백향과 600주를 재배하는 농장주인이 되기까지 의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백향과 재배에 대한 표준화된 기술이 국내에 없었던 것.

조 대표는 “백향과는 열대과일인 탓에 겨울에 버티기가 힘들어 냉해가 심해지면 하루 만에 죽기도하는 단점이 있고 침수피해에도 취약하다”며 “전국 100여곳의 농장에서만 백향과를 키우고 있을 정도로 낯선 과일이기 때문에 정확한 재배 방법이 전파되지 않았다. 독일 유학후 나주배연구소에서 단기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작물 키우는 방법을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 백향과 재배에 성공한 전남의 한 재배 농가에서 5년간 견습한 끝에 백향과 재배법을 익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 귀농귀촌 전도사 역할 매진

조명현 시골과작은농부 대표가 백향과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백향과는 일조량이 많은 여름에는 단맛이 강한 반면 겨울에는 신맛이 강하다. 나무이면서도 한 해 키운 후 뽑아버리고 새 나무를 심어 수확해야 한다.

백향과의 특성을 파악한 조 대표는 매년 새 나무를 심는 대신 5~6년 정도 키울 계획이다. 자신만의 작부체계를 만들고 비료조합도 연구하면서 겨울 열매의 당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도 시도중이다.

조 대표는 “당분간은 여름·겨울 재배의 맛을 비슷하게 만들고 원물 판매량을 늘리는게 목표다. 3~4년 후 백향과 잼·청·젤리도 판매할 계획이다”며 “판매가 안정화되는 시기인 7~8년 후에는 체험농장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근 조 대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귀농산어촌 종합지원서울센터에 고정 출강하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남귀농귀촌을 준비중인 수도권 도전자들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입문교육을 펼치고 있다

조 대표는 백향과 재배를 통한 수익창출보다 전남에 안착한 귀농귀촌자들이 지속적인 영농활동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조명현 시골과작은농부 대표는 “정부에서 귀농귀촌 지원정책의 하나로 각종 대출·지원만 해줄뿐 농사법·판로구축·현지생활 등을 지도해주지 않는 실정으로 방치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며 “지하수 설치 방법, 비닐하우스 짓는 과정, 작물별 재배법과 주의사항 등 흥미를 갖고 전남에 안착할 수 있도록 귀농귀촌 지도 활동에 매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