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일주이슈 117-1>광주경자구역, 3년간 외국기업 유치 ‘2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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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전남일보]일주이슈 117-1>광주경자구역, 3년간 외국기업 유치 ‘2건’ 아쉬움
● 개청 3년 광주경제자유구역청
2021년 ‘신산업 거점단지’ 목표
생산유발 10조·5만명 고용 청사진
차별화된 인센티브·인프라 부족
“국제학교 신설 등 활성화 노력을”
  • 입력 : 2024. 01.14(일) 18:23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지난 2021년 1월27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을 비롯해 이용섭 광주시장, 양향자·윤영덕 국회의원,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 프로데 술베르그 주한노르웨이 대사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경제자유구역청 개청식이 열렸다. 광주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외자 유치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된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이 개청 3년이 지났으나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 실적이 2건에 그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광주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해선 타 지역과 차별화된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국제학교 신설 등 인프라 조성, 유관기관과의 전방위적 협력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이하 광주경자청)은 민선 7기 이용섭 전 광주시장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광주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2021년 1월 문을 열었다. ‘경제자유구역’은 해외 자본과 기술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세제 감면이나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부여한 특별경제지역을 말한다. 맨 처음 인천경제자유구역이 2003년 8월 지정됐고 이후 5기에 걸쳐 현재 전국에 9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다. 광주는 가장 후발주자인 5기로 지난 2020년 6월 울산과 함께 지정됐고, 이듬해 1월 광주경자청을 개청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광주경자청은 개청 당시 에너지, 생체의료와 AI를 융합한 신산업 거점 단지를 조성하고 한국전력공사와 연계해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 효율 향상 분야 고부가가치 창출기업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국내외 기업에서 총 1조6279억원의 투자를 유치, 생산 유발 10조3641억원, 고용유발 5만7496명, 부가가치 유발 3조2440억원에 달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광주경자청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문을 연 첫 해인 2021년 국내기업 37곳·외국기업 1곳 등 38곳, 2022년 국내기업 29곳, 2023년 국내기업 18곳·외국기업 1곳 등 19곳이다. 외국기업 유치 실적은 겨우 2곳에 불과하다.

광주경자청은 지난해만 제외하면 모두 목표 수치를 상회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지역 경제전문가는 “3년간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 2곳이 말이 되느냐”면서 “유치 결과가 저조한 것이 내부적인 협의체 구성 등의 조직 정비때문이었다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데, 그 조차도 아니다. 광주 주요기관과의 협의체나 투자 유치를 위한 팀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 추진현황을 들여다 보면 ‘과연 광주시가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광주경자청이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위해 마련한 인센티브는 조세감면, 경영활동지원, 규제 완화, 행정절차 지원 등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센티브는 다른 8개 지역 경자청과 비교해 차별성이 있거나 외국기업에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다. 대부분 유사하거나 오히려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타 지역의 경우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국제학교 설립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만 광주는 소극적이다.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가 가장 활발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기존의 국제학교 외에 한 곳을 더 추진하는 등 외국기업 유치 확대에 전력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경제자유구역 안에 소재한 외국인 교육기관은 채드윅송도국제학교(인천), 대구국제학교(대구·경북) 등 2곳으로, 외국인 기업의 투자가 활발한 지역이다. 경제자유구역 신규 지정을 위해 뛰고 있는 대전과 세종시도 ‘국제학교 신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울산 역시 현재 추진이 중단된 상태이긴 하지만 국제학교 설립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다.

광주 역시 국제학교를 비롯해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은 “투자 유치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아이템(AI, 미래자동차 등)이 좋다고 해도 투자를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제라도 기업 혜택에 대한 전방위적 정비와 여러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기업을 유치하는 일에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석기 광주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 3년은 개청과 함께 전세계가 코로나 상황의 대혼란에 직면했고 국내외 기업의 투자 위축과 대면활동이 위축된 상황이었다”면서 “올해부터는 경자청의 운영정책을 온·오프라인 소통을 통해 자세히 알리고 사업 과정도 지역민들과 함께 공유해 가겠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