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일주이슈 117-3>해외자본에 매력적인 투자여건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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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전남일보]일주이슈 117-3>해외자본에 매력적인 투자여건 만들어야
●광주경제자유구역청 과제
광주 정주여건·인프라 태부족
규제 완화·학교설립 추진 필요
“주요기관간 협업체계 구성을”
  • 입력 : 2024. 01.14(일) 18:23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광주시는 2023년 10월2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외 100여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광주 투자환경과 신산업 육성 및 지원 정책 등을 소개하는 투자환경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투자설명회에는 광주경제자유구역청, 인공지능융합사업단, 광주그린카진흥원, 광주테크노파크 등 지역 기업지원기관들이 함께 했다. 광주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광주경제자유구역청은 개청 직후 코로나19, 미·중 무역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적 악재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광주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를 위해선 ‘지역 주요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매력적인 상품’ 마련과 이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본상품’만 있는 광주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은 출범 당시 외국인 투자기업이 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3년 6월 기준 206개로 약 69배 증가했으며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도 당시 100만 달러에서 1만4600배 늘어난 146억7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입주기업 수도 2003년 294개에서 3481개로 늘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교를 포함한 교육기관은 같은 기간 17개에서 121개로 증가했다. 이 중 5개는 외국대학이다.

20여년간 인천이 이런 눈부신 발전을 하는 동안 위기가 없었을까? 인천경자청 관계자는 “그 어느 해도 위기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은 외부 위기가 발생하면 내부 정비에 집중했고, 여러 기관들이 모여 기업들이 투자를 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판매상품’을 만들었다. 지역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리고 정주여건을 개선하며 학교 등의 인프라 구축을 해왔다. 또 인천경자청 직원들은 영업사원처럼 기업들의 문을 두들겼다. 즉 ‘매력적인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영업’이 있었기에 성과를 거둔 것이다.

광주는 △국내 최대 미래차 인프라 구축 △친환경자동차 중심 생태계 조성 △자율주행 실증사업 추진 △AI 전문인력 양성 △전국 최초 국가 에너지 융복합단지 조성 △국가 인공지능 집적단지 구축 등의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있다.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분야는 거의 다 갖추고 있는 셈이다. 광주에 대해 기본 상품은 좋지만, 기업이 오기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별한 지원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정주여건이 완성된 상황도 아니다. 학교 등의 인프라는 전무하다. 그야말로 메인 상품만 존재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

선석기 광주경자청 청장도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 ‘영업사원’ 마인드 필요

선 청장은 올해 외국 기업 투자유치 3개 이상을 목표로 정하고 △지역 외투기업의 증액투자 유도 △지역 유망기업과 협력 가능한 외투기업 발굴 △중·베트남 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투자유치 △수도권 출향기업과 연계한 외국기업 투자유치 활동 △B2B 중심의 국제 투자유치 행사 개최 △산업통상자원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외국기업협회, 주한외국상의 등과의 공동 투자유치 활동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또 지역민에 대한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자 운영정책을 온오프라인 소통을 통해 알릴 방침이다.

입주기업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청장실’을 운영하고 정례 소통채널을 구축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능동적으로 발굴해 해결하기로 했다. ‘헬프 데스크’도 운영, 기업의 크고 작은 민원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와함께 입주기업 성장지원단을 운영해 금융, 법률, 노무, 회계, 유관기관 R&D연계, 시제품 제작 및 마케팅 지원 등 기업이 필요로하는 실질적 어려움 해결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지역 유관기관간의 협력과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성진 전 산업통산자원부 대변인은 “투자와 관련해 기업들은 구매자고 경자청은 판매자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판매 물건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선 광주 관내 각종 경제기관의 브레인들이 뭉쳐서 지역 전반에 걸친 투자유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규제 완화, 행정 지원, 현금(물) 등의 경제적 지원, 대학 연구기관과의 협업지원, 국제학교 등의 인프라 구축, 지역여론의 투자유치 공감대 형성 등이 들어가야 한다. 이런 요소와 광주의 아이템 등이 결합해야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역 경제 전문가는 인프라 구축과 관련 “국제학교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산단이 준비 중이다보니, 다 만들어지면 유치하겠다는 것이 광주경자청의 입장이다. 이것은 한발 늦은 판단”이라면서 “지금부터 준비하고 이런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부터가 투자유치 활동이다. 경자청은 공무원 마인드가 아니라, 영업사원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선 청장은 “광주가 글로벌 중심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광주 경제 활력 제고라고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3년의 임기동안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