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일주이슈 118-4>'기부 더 머니' 위기에 빠진 ‘고향’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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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전남일보]일주이슈 118-4>'기부 더 머니' 위기에 빠진 ‘고향’을 구하라
김재철 전남도의원
  • 입력 : 2024. 01.28(일) 18:04
김재철 전남도의원
축구선수 손흥민과 BTS 제이홉.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받는 둘을 잇는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겼다. 바로 고향사랑기부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일정 비율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특산품을 답례로 제공하는 제도다. 기부자는 본인의 주민등록 주소지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고, 기부 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원이다. 기부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부금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 세액공제를 받는다.

기부금을 통해 열악한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세액 공제와 답례품이 기부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에 명분과 의미, 양쪽 모두를 충족시킨다. 이에 지난 한 해 동안 손흥민, 제이홉 같은 톱스타를 비롯해 사회 각계 명사들이 줄이어 이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했고 기부를 인증하는 ‘릴레이 챌린지‘가 유행처럼 확산되기도 했다.

쾌조의 스타트에 힘입어 반응 또한 뜨겁다.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인 총모금액이 650억원, 기부 건수 또한 52만5000건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도가 143억3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모금액을 기록했다. 경상북도 89억9000만원, 전라북도 84억7000만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기초지방자치단체별로는 담양군이 22억4000만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고, 고흥군 12억2000만원, 나주시 10억6000만원 순이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당초 취지대로 전남 농어촌 지역의 어려운 지방자치단체 살림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다. 특히 전남도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앞서 고향사랑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선제적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시행 첫 해 달성한 고향사항기부금 모금 실적은 여러모로 반가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전남도의회 또한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의회 차원에서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필자가 대표의원으로 있는 지방소멸위기대응 정책연구회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개선안 도출을 위해 골몰했다.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은 지난해 6월부터 4개월간 전남도 고향사랑기부제 기금사업의 추진 방향과 과제, 답례품 선정 개선을 주요내용으로 진행됐다. 보다 획기적인 제도개선안 도출을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인식조사도 병행했다.

유의미한 조사 결과도 얻었다. 전남도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필요로 하는 기금사업보다 기부자가 선택한 기금사업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또한 젊은 세대일수록 기금사업을 명시한 지정 기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특정 사업에 대한 기부자의 선택권이 보장된 ‘지정기부제’ 도입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법인과 해외동포 및 외국인까지 기부대상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비롯해 규제, 금지 등 네거티브 방식보다는 장려와 활성화 등 포지티브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금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의미있는 정책적 제언도 있었다. 기존의 행안부 독점체제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율적 민간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방안, SNS나 문자, 서신 등 저비용 홍보수단까지 확대 허용하는 방안 등 현행 주요 쟁점에 대한 개선 의견도 제시됐다. 최근 문제가 되었던 ‘비계 삼겹살’ 답례품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답례품 선정방식과 유형에 관련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경험에서 비롯된 의견을 기반으로 도출된 결과이기에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지방소멸의 위기 상황 속, 고향사랑기부제가 우리가 찾던 해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용역 결과는 향후 의정에 적극 반영해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 안착 기반을 더 확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도록 개선 사항에 대한 의견 수렴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보다 확실한 제도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못된 부분은 고쳐나가야 할 때이다. 우리의 노력과 더불어 고향사랑기부제라는 새로운 불씨가 열악한 지방경제를 살릴 혁신의 불꽃이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