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안전·빛·소음 공해… 남구 ‘푸른길 브릿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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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일보]안전·빛·소음 공해… 남구 ‘푸른길 브릿지’ 우려
미디어월 스피커 빛·소음 공해
좁은 다리서 버스킹 안전문제
임시개통 일주일 전 공정률 78%
“충분한 안전체계 구축 개통해야”
  • 입력 : 2024. 01.30(화) 18:02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남구 백운광장 일원에서 상부 가설, 교량 난간, 데크 포장 등 푸른길 브릿지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푸른길 브릿지는 진월동과 남광주역 방향의 푸른길 공원 산책로를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설 명절 전에 임시 개통될 예정이다. 나건호 기자
광주 남구 백운광장 일대 활성화를 위해 임시개통을 앞두고 있는 ‘푸른길 브릿지’가 개통도 하기 전에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인근 주민들로부터 안전 문제와 빛·소음 공해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며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남구는 백운광장 일대 도시재생 사업 일환으로 건립 중인 푸른길 브릿지를 설 명절 이전인 오는 2월6일 임시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른길 브릿지는 진월동과 남광주역 방향 푸른길 공원 산책로를 연결하고 보행체계 개선을 위해 마련된 공중보행로다.

남구는 4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설 연휴 귀성객과 시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을 통한 구정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조기 개통을 결정했다.

푸른길 브릿지 조성으로 보행 불편 해소와 백운광장 일대 활성화를 통해 교통소통과 남구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곳곳에 조명과 스피커가 설치되면서 주민들로부터 빛·소음 공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 78% 수준으로 안전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개통은 성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운광장 반경 1㎞ 이내 거주자는 7만명으로 남구 전체 인구 3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민간 주택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등 거주 인구는 더 많아질 전망이지만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백운광장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김모씨는 “하루 잠깐 놀러 오는 경우라면 모르지만 매일 생활하는 주거 공간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며 “미디어월이 한 눈에 보여 오후에는 빛 차단을 위해 커튼을 치고 있는 상황인데 이제 소리까지 들린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푸른길 브릿지에는 미디어월과 연계한 입체적 음향 공간 조성을 위해 총 30개의 스피커가 설치된다.

음향 크기는 평균 90~100데시벨(dB)이며 90~100dB은 천둥과 전철 통과 소리와 비슷하다.

매일 오전 7시30분~오후 10시까지 운영 중인 미디어월로 빛 공해를 받아온 주민들이 소음공해까지 감수해야 할 판이다.

길이 350m, 폭이 최대 7m의 푸른길 브릿지 곳곳에 조명이 설치되면서 저녁에도 빛 공해 문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임시 개통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정률 78%를 유지하며 안전에 대한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김가연(23)씨는 “푸른길 브릿지 위에서 버스킹 공연과 아나바다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위험해 보인다”며 “아래는 차가 지나는 도로인데 매연 등으로 건강 문제와 안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남구민 장모(40대)씨는 “푸른길 공원으로 편하게 산책을 갈 수 있어 좋다”면서도 “아직 공사 중이라 임시개통 때는 무서워 이용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구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영향으로 백운광장 일대 도시재생사업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해당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푸른길 브릿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안전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한데 완공 일자를 정해놓고 급하게 개통하려는 느낌”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책 매뉴얼이나 상황전파 체계를 마련하는 등 안전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임시 개통 전 스피커 점검 및 안전 자문 위원과 최종 점검을 진행하며 현장여건을 확인할 예정이다”며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며 푸른길 브릿지 건립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