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폐그물 등 해양쓰레기→생활용품 재활용 깜짝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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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전남일보]폐그물 등 해양쓰레기→생활용품 재활용 깜짝 변신
●5년째 해안정화활동 정태웅 목포 스몰액션 대표
쓰레기→의류원단·상자 탈바꿈
초·중·고 봉사자 모집 정화활동
파우치 등 온·오프라인서 판매
"도시재생 경험 해양환경 적용"
  • 입력 : 2024. 02.05(월) 10:12
  • 글·사진=조진용 기자
목포시 신흥로 62-1 일원에 위치한 스몰액션. 스몰액션에서는 봉사자들을 주기적으로 모집해 목포 등 전남 곳곳 바다 해양쓰레기를 줍는 플로깅활동을 펼치고 있다
목포 앞바다를 깨긋이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1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스몰액션이다.

스몰액션은 봉사자 등을 모집해 목포 바다 곳곳에서 해양쓰레기를 줍는 플로깅활동을 펼치고 있다.

플로깅을 통해 모아진 해양쓰레기를 재활용업체로 보내 의류 원단 실, 플라스틱 상자, 가방·파우치 등으로 재활용시켜 온라인과 매장에서 판매하며 지난해 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해양쓰레기 수거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동참 기회 확대와 홍보강화가 뒷받침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양정화 앞장 ‘스몰액션’

“바다는 인류가 함께 쓰는 삶의 터전이자 해양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인류와 해양환경의 공생관계가 지속되도록 해양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정태웅 스몰액션 대표의 각오다.

목포시 호남로 64번길 34 스몰액션이라고 쓰인 건물이 눈에 띈다. 들어가 보니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 등 손가방들이 걸려있어 의류 가게인가 싶었는데 “폐그물 등을 세척·소독·수선 등의 과정을 거쳐 재활용된 가방”이라는 정 대표의 설명에 해양쓰레기로 재활용된 가방임을 알 수 있었다. 가방을 살펴보니 수납공간 역할을 하기 위해 그물망이 박음질 돼 있다.

2019년 목포시 대연동 일원에 문을연 스몰액션은 목포 관내 외달도·달리도 등 해안에서 발생된 해양쓰레기들을 수거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방, 파우치 등으로 재활용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목포 해안은 겉으로 보기엔 깨끗해 보이지만 해안가를 가보면 중국어가 쓰인 플라스틱 음료병, 어업인들이 조업중 버리고 간 부표, 그물 등이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해양쓰레기를 가방, 파우치 등 재활용품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섬세한 선별과정이 필요 하지만 방대한 쓰레기 양 때문에 수거보다 선별과정이 버거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해안 수거활동을 벌이며 발견되는 해양쓰레기는 유리조각과 낚시용품 등이다.

스몰액션은 지난해 목포정명여자중학교 등 관내 중·고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해양정화 플로깅 활동을 펼쳤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면 유리조각들이 자주 발견된다. 해변에서 발견되는 유리조각을 ‘씨글라스(Sea Glass)’라 한다. 자갈이 깨지고 마모돼 유리조각과 섞이면 예술작품 마냥 변화가 이뤄져 환경단체·기업 등에서 재활용하기 위해 공유하기도 한다”며 “유리조각 만큼 수거되는 게 낚시찌다. 낚시금지구역에서 낚시를 할 경우 과태료가 10~300만원 부과되기 때문에 낚시금지구역 지정 안된 곳에서 낚시객들이 낚시찌를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리조각, 낚시찌 등은 사람·동물 모두에 위험하다. 안전한 해양생태계 조성을 위해 환경 훼손행위가 절대적으로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양쓰레기→가방·파우치 생활 용품 변신

정 대표가 목포에서 해양쓰레기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나선 데는 도시재생 활동 경험을 해양환경에 활용해보고 싶어서다.

정 대표는 “도시재생은 인구 감소, 산업구조 변화, 무분별한 도시 확장, 노후화 등 쇠퇴하는 도시를 신기능 도입·창출로 지역역량 강화를 이뤄냄을 의미한다”며 “서울에서 도시재생 업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양환경을 보호하며 지속할 수 있는 첫걸음을 떼기 위해 목포를 택했으며 해양쓰레기를 일상생활 재활용품 등으로 만들어볼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5명의 팀원과 SNS홍보를 통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안군과 나주시 해양쓰레기 재활용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의류 원단에 사용하는 실, 플라스틱상자 등으로 재활용 하고 있다. 상태가 양호한 경우 직접 선별·세척 과정을 거쳐 가방·파우치 등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의류 원단, 플라스틱 상자, 가방파우치 등은 스몰액션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서울 인사동·광주 동명동 매장 등에서 1만~2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연매출 2억원을 기록했다.

●해양쓰레기 수거 동참 확산을

정 대표는 재활용 이외에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목포 초·중·고생, 시민 등 200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하당동 분수대광장 일원에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해 목포시 자원순환과 협조로 20㎏마대자루 20개 분량의 해양쓰레기를 처리했다.

재활용화부터 플로깅 활동에 그치지지 않고 해양쓰레기 심각성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해 갈 계획이다.

정태웅 스몰액션 대표는 “목포에는 해양보호·관리와 관련된 단체·조직이 많다.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전남의 바다를 깨끗이 가꿔나가는 방안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오는 27일 목포 해상케이블카 운영 구간 일원에서 플로깅 봉사활동을 연다. 목포 외에도 바다와 인접한 신안, 고흥, 해남 등을 찾아가 해안정화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몰액션 활동을 놓고 환경전문가들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해양폐기물은 연간 8만4106톤으로 육지 쓰레기가 40%다. 사람으로부터 배출되는 쓰레기가 해양까지 이어진다는 증거”라며 “초·중·고생부터 성인까지 해양쓰레기를 수거해 재활용 하는 전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스몰액션은 목포 해안 등 전남 곳곳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재활용업체로 보내 의류 원단 실, 플라스틱 상자, 가방·파우치 등으로 재활용 시키고 있다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깅활동에 시민 동참을 위한 홍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분해되기까지 빨대는 200년, 플라스틱을 포함한 기저귀는 450년이상 소요된다”며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양환경을 위한 첫걸음인 플로깅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