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광주 다자녀카드 기준 까다롭고 찔끔 혜택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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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일보]광주 다자녀카드 기준 까다롭고 찔끔 혜택 ‘아쉬움’
공공시설 할인 등 확대 불구
연회비 1000원→ 1만원 올라
매달 30만원 이상 사용 조건
시민 “실질적 혜택 체감 없어”
최지현 의원 “기준 완화해야”
  • 입력 : 2024. 02.05(월) 18:16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광주시가 올해 저출생 대책을 위해 다자녀 가정 혜택 카드 개편·확대에 나섰지만 연회비, 전월 실적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시민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다자녀 가정 혜택 카드인 ‘아이사랑카드’가 올해부터 ‘다자녀행복카드’로 개편되면서 서비스 및 조건 등이 변경됐다. 다자녀행복카드는 광주시에 거주하고 18세 이하인 자녀가 2명 이상이라면 누구나 발급 가능하며 주유·병원·학원 등 분야별 할인을 누릴 수 있다.

광주시는 기존 아이사랑카드보다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고 했다.

아이사랑카드 할인 혜택은 의류·음식점 등에 한해 5~30% 수준이었으나 병원·약국 20%, 학원·대중교통 요금 10% 등 분야가 넓어졌다. 오는 12월까지 1년간 특별 이벤트로 각종 레저시설과 외식업종 20~50%, 공공시설 이용료 50~70% 감면·면제 등도 제공한다.

그러나 여기엔 ‘전월실적’과 ‘통합한도’라는 조건이 붙는다.

전월실적 30만~70만원은 1만원, 70만~100만원은 3만원, 100만원 이상은 5만원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가령 다자녀행복카드로 50만원을 사용했을 시 분야·할인률과 무관하게 한달 최대 1만원 할인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각 분야별로 ‘월 사용횟수(1~2회)’와 ‘통합 최대 5000원(주유는 1만원)’이라는 조건도 붙는다.

기존 1000원이던 연회비도 국내전용 9000원·해외겸용 1만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연회비가 무료이거나 최초 1회 5000원만 내면 되는 서울시 ‘다둥이행복카드’나 전남도 ‘다자녀행복카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협약 기관인 광주은행 측은 연회비 인상 등에 대해 ‘혜택 다양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끝없이 캐시백을 제공할 수 없기에 통합한도를 뒀다. 연회비 인상은 제휴 업체들이 늘었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제휴 비용도 늘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1월 말 기준 2400계좌가 개설되는 등 수요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같은 조치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초등생 자녀 2명 키우는 강현화씨는 “혜택이 많을 것같아 발급하려고 알아봤더니 통합한도, 연회비 등 조건이 있었다”며 “일반 신용카드와 혜택이 별다를 것 없는 것 같아 발급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3남매를 키우는 서모(42)씨는 “아이들이 야구를 좋아하는데 올 한해 제공되는 ‘특별 서비스’에 기아챔피언스필드 입장료는 전월실적 없이도 할인 받을 수 있어서 신청할 계획”이라면서도 “일반 서비스는 통합한도가 너무 적어 1만원에 달하는 연회비가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인들도 할인율을 위주로 홍보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지현 광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 광산1)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322회 임시회에서 다자녀행복카드 연회비를 없애는 등 시민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동료 의원에 시민들이 다자녀카드에 대한 아쉬움과 바람을 전해줬다”며 “다자녀 가구를 위한 혜택인 만큼 연회비를 없애고 전월실적 기준을 조정해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시민에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광주시가 광주은행과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연회비는 금융감독원이 규정한 평균에 맞춘 것이며 변경하려면 금융감독 심사가 필요하다”며 “다만 연회비를 낮추거나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등 방안을 광주은행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2년 기준 광주시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는 9만171가구로 파악됐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