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달리는 흉기’ 고속도로 낙하물… 점검 등 예방 시급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전남일보]‘달리는 흉기’ 고속도로 낙하물… 점검 등 예방 시급
달리던 화물차 바퀴 이탈
광주 시민 등 37명 동승
관광버스 덮쳐 2명 사망
당국, 대형차 점검 나서야
  • 입력 : 2024. 02.26(월) 18:18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사고 직후 관광버스의 모습. 화물차에서 빠져나온 바퀴가 버스 중간에 놓여 있다. 뉴시스.
최근 서울에서 광주로 오던 화물차 타이어 빠짐 사고로 광주사진협회 관계자 등 2명이 사망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사고원인으로 당국의 정기점검 등 미흡을 꼽아 보완이 요구된다.

26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경기 안성시 공도읍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 트레일러 차량의 뒤편 타이어가 빠졌다.

빠진 타이어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부산 방향으로 주행하던 관광버스 앞 유리를 깨고 들어갔다. 타이어는 운전기사와 기사 대각선 뒤편 좌석에 앉은 승객을 치고 중간 통로에 멈춰 섰다.

승객들은 한국사진작가협회 광주지회 회원들로 타이어에 맞은 운전기사 A(61)씨와 사진협회 광주지회장 B(60)씨가 숨졌다. 다른 13명은 중경상을 입고 인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트레일러 운전자 C씨는 경찰에 “타이어가 갑자기 왜 빠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봄철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며 운전자의 차량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봄철은 낮과 밤 기온차가 커 일반 승용차도 적정 공기압을 맞춰놨더라도 밤이나 새벽에 저압으로 떨어져 타이어 이탈 사고의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화물차용 타이어는 좌우가 복열로 돼 두 바퀴씩 지탱하고 있는데 두 바퀴 공기압이 조금만 차이가 나도 한쪽 타이어 나사가 쉽게 풀릴 수 있다.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손병래 교수는 “바퀴와 몸체를 고정하는 베어링이 노후되거나 베어링을 고정하는 볼트가 손상되면 타이어 휠 전체가 분해돼 이탈할 수 있다”며 “장비 노후 등 포괄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손상되면 운전석에서도 들릴만큼 소음이 크고 차량이 심하게 흔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차량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바퀴 이탈 사고는 조짐이 분명한 사고다”며 “트럭 운전자들은 대부분 숙련자들로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 사고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고의적인 사고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류규열 화물연대 광주본부 지회장은 “타이어 정비 불량일 수도 있는데 간혹 볼트가 부서질 수 있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기 점검은 1년에 2번씩 받고 있어서 점검을 소홀히 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트홀 등 노면 상태가 안좋은 곳을 지나갈 때 결함이 생겼을 것으로 본다”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기사 개인의 점검이 중요하다. 정기, 상시점검 등 철저히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낙하물 사고는 △2018년 54건 △2019년 58건 △2020년 56건 △2021년 46건 △2022년 57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광주·전남에서는 △2018년 8건 △2019년 7건 △2020년 14건 △2021년 6건 △2022년 6건 발생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