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서대현>삼일절, 다 함께 태극기를 휘날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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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고·서대현>삼일절, 다 함께 태극기를 휘날리자
서대현 전남도의원
  • 입력 : 2024. 02.28(수) 10:27
서대현 전남도의원
105주년을 맞는 삼일절이다. 1919년 3월 1일 우리 조상들이 일제의 억압에 맞서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낭독을 시작으로 전국적 만세운동을 했던 3.1운동을 기리는 날이다.

3.1운동은 고종의 장례일인 1919년 3월 3일에 맞춰 전국에서 대규모로 펼쳐진 자발적 만세운동으로 일본의 강압적인 식민지 정책에 항거한 민족 독립운동이다. 이름없는 수많은 학생과 민중의 외침은 전국으로 확산ㆍ전개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비폭력 독립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이 뜨거운 애국심으로 발현되며 민족의 자긍심을 되찾은 그날 곳곳에 휘날린 건 바로 태극기였다. 우리 민족에게 태극기란, 국가 정체성을 담은 상징적인 국기로서 음양의 조화를 담은 태극 문양 중심에 네 모서리 건곤감리 4괘의 구성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민족의 염원과 끝없는 창조와 번영을 추구하는 한민족의 이상을 담고 있다.

태극기가 국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시기는 역시 2002년 월드컵 때가 아닐까 싶다. 4강 신화를 이뤘던 날 수많은 붉은 악마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초대형 태극기를 경기장에 내려 펼친 퍼포먼스의 감동을 아마 다들 잊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거리에는 태극기를 활용한 옷과 모자, 형광봉 등 응원 도구가 즐비했고, 대한민국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태극기를 입고 쓰고 두른 국민으로 가득한, 온 나라가 태극기 물결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태극기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2019년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태극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조사 결과 가구당 태극기 보유율은 75%로 나타났다. 과거 보유율이 1983년 87%, 1992년 81%였던 상황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로 왠지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또한 연령별 태극기 보유율은 젊은 층일수록 낮게 나타나 미래를 짊어질 세대들에게 태극기의 상징성과 관심도가 더욱 저조한 것은 아닌지 마음이 편치 않다. 조사한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니 현재 보유율은 더욱 떨어지지 않았을까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1인 가구가 크게 늘고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국기 게양대 자체가 없는 건물이 많아져 태극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 더욱이 젊은 세대는 국기 게양보다는 SNS 게시물이나 플래시몹 등의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사회적 이슈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 태극기 보유 여부에 따라 국민의 정체성이 옅어질 것이라는 접근 방식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다만 작년 3월 1일에 보도된 ‘태극기가 사라진 삼일절’이라든지, 국경일에 아파트 창문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던 풍경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또 태극기 게양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태극기를 살 수 있는 판매처도 찾기 어렵고 신축 아파트의 경우 여는 창문에서 보는 창문 즉 조망을 더 중시하는 입면분할창이 늘어나면서 안전과 미관으로 게양대가 사라지고 있어 헛헛하다.

물론 시대는 변한다. 그러나 태극기를 게양하는 세대가 줄었다고 해서 우리 민족이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줄어들거나 잊히는 건 분명 아니다. 여전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행사장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와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있자면 울컥해지는 마음은 다들 같을 것이다.

작년, 국학원을 필두로 전국의 초중고와 유치원까지 함께 참여한 행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위한 ‘10만 손도장 태극기몹 챌린지’로 손도장 하나하나를 찍으면서 태극기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정치적·사회적·세대·지역 갈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갈등 속에 서 있는 현실에서 화합하고 단결하는 대한민국을 보여주고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움과 자긍심을 높이고자 한다는 취지가 무척 맘에 들었다.

3.1운동 105주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번 태극기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다양한 방식으로 태극기 사랑을 표현하면서 그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우주의 평화, 화합을 주제로 한 국기는 태극기가 유일하다. 태극기를 ‘잃어버린’ 국민이 아닌 시대 변화에 맞춰 태극기를 ‘사랑하는’ 방식을 모색해 태극기의 숭고한 의미와 가치를 후대에 전달하는 기성세대가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