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한국, 관세 협상 앞서 내부 조율 서둘러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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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전문가 “한국, 관세 협상 앞서 내부 조율 서둘러야” 조언
커틀러 “트럼프 즉흥 요구 철저히 대비해야”
  • 입력 : 2025. 07.17(목) 07:21
  • 최동환 기자·연합뉴스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출신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이 무역 협상에 집중하려면 내부 부처 간 정책 조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출신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온라인 대담에서 “지금 시간이 한국에 유리하지 않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산업통상자원부가 각 부처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20년 전 한미 FTA 협상 당시 외교통상부가 주도적으로 부처 간 조율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농식품부 등 다른 부처들이 산업부 요구를 그대로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산업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5일 농산물 시장 개방 가능성을 언급하자 농축산업계가 즉각 반발한 상황이다.

그는 “난 이게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청와대(대통령실)의 감독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새로운 장관들이 취임하면 그들도 워싱턴에 올 수 있지만 그것은 위험하다. 협상 채널과 사공이 너무 많으면 중지를 모으기 더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커틀러 부회장은 관세 부과 전인 8월 1일 이전까지 한미가 비관세 장벽 해소,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의 조건을 ‘선수금’ 형식으로 제시하면 큰 틀의 합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즉흥적 스타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통령과 통화하면 그(트럼프)는 새로운 요구를 할 수도 있는데 한국의 지도자가 그 내용을 완전히 보고받지 않았거나 그를 반박할 의지가 없을 경우 한국은 한국의 국익에 더 반하는 합의를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근데 또 다른 위험은 그런 요구에 반박할 경우 트럼프는 전화를 끊으면서 ‘그래? 20% 관세가 충분하게 높지 않았구나. 이제 관세는 40%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CSIS 경제프로그램 국장 필립 럭은 “트럼프에게 관세의 목적은 경제 논리가 아니라 그 자체”라며 “무엇을 협상해야 할지 불확실한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