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의료공백 여파' 광주 해바라기센터 증거채취 차질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전남일보]'의료공백 여파' 광주 해바라기센터 증거채취 차질
야간 응급키트 조치 제한
  • 입력 : 2024. 03.19(화) 18:04
  •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여성가족부.
전공의 파업 장기화 여파가 성폭행 지원기관인 광주 해바라기센터에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야간에 성폭력 피해 증거 채취를 위한 응급키트 조치가 제한돼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19일 광주 해바라기센터에 따르면 증거물 채취가 필요한 경우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 조선대병원 소속 산부인과 전공의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전공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야간에는 응급키트 조치가 제한되고 있다.

전국 39개 해바라기센터 가운데 8곳(광주·서울·서울남부·서울동부·부산·인천북부·경남서부·전북 센터)에서 전공의 이탈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성폭력 피해 발생 시 피해자의 신체에 남아있는 증거물을 72시간 이내에 응급키트를 진행해야 원활한 수사가 이뤄진다. 의사 집단행동으로 응급키트 조치가 제한되자 야간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행 충격 속에서 다른 센터나 병원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광주지역에는 해바라기센터를 제외한 성폭력 전담의료기관 4곳 있지만 야간시간에 증거물 채취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센터 측은 증거물 채취가 필요한 경우 위탁을 맡고 있는 조선대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의사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증거채취가 가능한 전공의를 확보하기 어려워 야간 시간에 응급키트 채취를 제한하고 있다.

센터는 야간시간 대 찾아온 피해자들에 “의사가 있는 낮 시간대 다시 방문해 달라”고 안내하거나 경찰 동행하에 피해자들을 순천이나 영광 등 타 지역 센터로 이송 조치하고 있다.

여성단체는 증거채취가 늦어질수록 성폭력 피해에서 벗어나고 싶은 피해자들의 심리·신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다현 광주여성민우회 소장은 “광주에서는 야간을 제외하고 증거 채취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후 씻지도 못한 채 대기해야 하는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어 걱정된다”고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피해자 지원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근 성폭력전담의료기관이나 지역 타 해바라기센터로 연계해 응급키트 조치를 하고 있다”며 “피해자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해 가겠다”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