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과·배 개화 빨라져 생육피해 입을라 농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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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전남일보]사과·배 개화 빨라져 생육피해 입을라 농가 ‘걱정’
10일 정도 빨라 병충해 취약
전년 장성 피해 생산량 40%↓
이상기온 따른 냉해피해 우려
과수화상병 등 방제만이 최선
지자체 방제약 공급 예방총력
  • 입력 : 2024. 03.24(일) 13:54
  • 글·사진=조진용 기자
장성의 한 사과농장
오재욱 장성사과농업법인 회장이 사과나무 전정을 하고 있다
전남의 한 농장에서 과수화상병을 예방하기 위한 방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배 꽃눈. 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사과·배 등 과수나무 꽃 개화시기가 10~11일 빨라지면서 재배 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영하·영상기온을 넘나드는 잦은 이상기온 현상 발생과 냉해·병충해 취약시기를 겪어야 해서다.

전남도내 사과생산량 60%를 차지하는 장성지역 농가에서는 지난해 냉해피해로 작황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2년 총생산량 3757톤에서 지난해 2254톤으로 40% 생산량이 감소했다. 농가들은 급변하는 기후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나무에 보온소재를 감싸는 방식에 재배를 시도해 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과에 이어 현재 배 등 과수나무 들도 냉해피해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일선 지자체는 빨라진 개화시기에 총력 대응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4월20일까지 저온피해 예방 중점 추진 기간을 수립하고 현장기술지원단 파견·지도, 기상정보서비스, 열풍 방상팬 지원 등 저온피해 예방에 노력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과수화상병이 발생된 전례는 없으나 개화기 이후 질병 대응을 위해 과수화상병 예방 약제 3종 등을 지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과 꽃 개화 빨라 질병 노출 어쩌나

“지난해 냉해피해로 사과 생산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올해 사과꽃이 빨리 피고 잦은 이상기온까지 겹쳐 질병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앞섭니다”

장성 북하면 용두리 443 일원 한 사과농장. 사과 잔가지들을 전정하는 오재욱 장성사과농업법인 회장은 사과나무를 가리키며 흡족하지 않은 표정으로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6800평 사과밭에서 2000그루 사과나무를 키워온 오 회장은 지난해 냉해피해로 생산량 감소를 겪었다.

오 회장은 “지난해 4월7~8일 냉해로 꽃눈이 얼어 사과꽃 개화 불량, 4월27일에는 꽃이 개화가 됐으나 서리피해로 착화가 안돼 생육부진이 있따랐다”며 “매해 평균 2000그루에서 사과 60톤을 생산해 내고 있다.지난해에는 20톤밖에
새벽시간 냉해를 예방하기위한 방법으로 왕겨를 쌓아 연기를 피워 농장 공기 계류를 순환하고 있다
생산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 작황에 대해 오 회장은 걱정부터 앞섰다. 전남 지역 사과 꽃 평균 개화일은 4월25일이지만 올해에는 개화가 10일 빨라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과수화상병을 입은 나무. 전남지역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 까지 과수화상병이 발생된 사례가 없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전남도는 4월20일까지 저온피해 예방 중점 추진 기간을 수립하고 현장기술지원단 파견·지도, 기상정보서비스, 열풍 방상팬 지원 등 저온피해 예방에 나섰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과수나무꽃이 평년에 비해 일찍 피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평균 기온은 섭씨 1.9도로 평년보다 2.1도 높았다.

사과나무꽃이 일찍 피게 되면 과수화상병에 쉽게 노출된다.

과수화상병 원인인 세균은 나무 틈새 등에 잠복해 겨울을 보내다가 식물 체내 양분이 많아지는 봄철에 활동을 시작한다. 개화기에 꽃·잎 새로 나온 줄기 등이 검게 타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농가들은 사과 생산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오 회장은 “올해 3월 접어들면서 밤에는 영하 4도 낮에는 15도를 기록하며 기온이 일정하지 못해 꽃샘추위로 인한 저온피해 가능성도 덩달아 커져 생산량에 차질을 빚게 된다”며 “개화기 사과나무 표피에 물이 가득 찬상태에서 날씨가 추워지면 나무껍질에 동해가 생겨 껍질이 갈라지면서 나무가 죽게돼 수확량 감소와 직결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성 사과 생산량은 도내 60%를 차지한다.

연 1회 장성군이 시행하는 전체사과생산량 조사 결과 이상저온, 폭우, 일조량 부족, 질병 발생 등 복합사유로 2022년 총생산량 3757톤 대비 지난해 2254톤으로 생산량 4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빨라진 개화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농가들은 연이은 질병이 발생되지 않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

오 회장은“개화기 이후 오전 3~4시에 냉해가 주로 발생해 사과나무에 피해를 준다”며 “보일러가 실내온도를 따듯하게 해주는 원리와 마찬가지로 새벽시간대에 사과밭 중간중간에 왕겨를 쌓아 불을 지펴 연기가 나도록해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 계류를 바꾸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지 재배 방식의 사과를 이상기후로부터 대응하기 위해 자구책도 고민하고 있다.

오 회장은 “사과 꽃 개화 이후 5~7월 사과가 한창 자라야 할 때ㅤ 잦은 비, 일조량 부족, 잦은 영하·영상 온도 기온차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사과나무에 비닐과 부직포 등 보온역할을 하는 원단을 감싸 날씨영향을 덜 받는 재배방식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했다.

●과수나무 냉해피해 주의

사과 외에도 배·복숭아 등 과수나무의 꽃피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이상기온에 따른 냉해피해가 우려된다.

과수나무 휴면기 예상 시점 이후 시간별 기온 변화에 따른 발육속도 환산값을 이용해 예측하는 농촌진흥청 생물계절 예측프로그램 분석 결과 전남 배 주산지 나주의 신고기준·배꽃 만개기는 4월5~7일로 평년보다 7~10일가량 앞당겨졌다.

3월 기온이 높아 과수나무 꽃피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4월 초 과수나무 개화시기에 저온에 쉽게 노출돼 착과 불량 등으로 이어져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지자체 과수나무 질병 예방 총력

전남도는 앞당겨진 개화기 이후 저온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4월20일까지 저온피해 예방 대책 중점 추진기간을 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전남도농업기술원(원장 박홍재)은 현장기술지원단을 편성해 저온피해 예방시설을 점검하고 농가들을 대상으로 피해 예방 기술을 지원한다. 전남지역 6953농가에 주 2회 맞춤 기상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며 14억원의 열풍 방상팬 등 과수 저온피해 예방 설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장성군도 과수화상병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334농가·256㏊규모 농지에 방제약제 3종을 지원하고 있다.

화상병을 예방하려면 꽃이 피기 전 1회, 꽃이 핀 후 2회 총 3회 방제를 시행해야 한다. 방제작업을 마친 농가는 약제방제확인서·약제봉지를 1년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화상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농가는 5~6월 예찰 강화와 의심 증상 발견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과수농가 작업 도구 소독도 조언했다.

송광영 장성농업기술센터 원예기술팀장은 “과수화상병 주요 감염원인으로 사람에 의한 감염이 있다. 전지, 전정, 적화, 적과 등의 작업시 작업복, 장갑, 전정가위 등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항상 작업 도구 등을 꼼꼼히 소독해 주기를 바란다”며 “과수 상태가 좋지 못한 과원은 요소 0.3%(1.5kg/500L), 붕산 0.1%(0.5kg/500L)를 화상병 1차 방제약제 살포 시 섞어서 뿌리면 저온 피해를 줄이고 착과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