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창·김남철>'교사 정치기본권 보장'과 22대 국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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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창·김남철>'교사 정치기본권 보장'과 22대 국회에 거는 기대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 운영위원장
  • 입력 : 2024. 04.14(일) 14:27
김남철 운영위원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92년 총선 이래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사전투표에서 31.3% 최고 투표율이 나오더니 본 투표까지 67%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대의민주주의 제도에서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 대표자로서 국민의 이익을 위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민주사회에서는 국회의원의 역할이 크다. 시민들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 제정과 개정의 권한 있기 때문이다. 시민을 위하고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은 남다른 민주 의식과 정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국회의원 후보자들에 엄격한 기준과 자질을 따지는 이유이다.

선거는 끝났다. 범야권의 승리, 여권의 처절한 패배였다. 가장 충격적인 선거 결과다. 실정을 거듭한 윤석열 정권에 심판론에 시민들에게 어필했다는 평가다. 무지, 무능, 무책임한 정권,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했던 윤 정부에게 시민들의 냉정하고 엄격한 심판을 내린 것.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에 성찰과 경고를 줬다.

이번 22대 총선에 임하는 마음은 남달랐다. 시민이면 누구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정치적 활동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런데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 정치적 금치산자들이 있다. 바로 교사와 공무원들이다. 세계 대다수 나라는 교사와 공무원들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교사 출신이 상당수 의원으로 정치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교사의 역할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다.

이제는 50만 교원들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사에게 국회의원 총선은 물론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까지 당일 투표를 제외한 모든 정치적 행위가 금지돼 있다. 교사는 정당에 가입할 자유도, 후보자를 뽑는 국민경선에도 참여할 수 없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위해 정치후원금도 기부할 수 없고 지지하는 정치인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면 공직선거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있다. 교사는 그 직을 면하지 않고는 어떤 선거에도 후보로 나설 수 없다.

교사의 교육활동과 교육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는 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고 교육감 후보 교육정책 공약에도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 근무여건을 결정하고 학교의 교육 방향과 정책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에게조차 지지선언을 할 수 없다. 선거와 관련한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금치산자인 것이다. 오죽하면 ‘교사는 정치적 천민’이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한다.

정치 활동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교사를 두고 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 말하는 불가촉천민인 달리트에도 들지 못한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적어도 대의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국가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하는 대상인 학생들보다 못한 존재가 된 것이다. 정치적 기본권 박탈은 공무원에게도 해당된다. 공무원들의 정치권 기본권을 요구해왔으나, 공무원법 위반으로 수십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에 비해 대학 교수는 모든 정치적 불평등에서 자유롭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애매한 명제에 묻혀 정치에서만큼 항상 주변인으로 살아야 하는 공무원과 교원들은 정치적 소외자로 민주시민의 권리를 박탈당해왔다. 하루빨리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고 민주시민으로서 권리와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을 이룩하게 한다는 교육이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먼저 민주주의 온전한 전당과 산실이 돼야 한다. 교육을 개혁해 학교를 민주주의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50만 교원에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정치기본권도 마찬가지.

22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에는 민주시민을 위한 각종 공약이 제시됐다. 그중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교육을 가능하기 위해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법부터 만들기 바란다. 진정한 민주시민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순위가 뭔지 살피고 법 개정 또는 제정할 것을 요구한다.

22대 국회의원의 당선을 축하하고 교원과 공무원 정치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