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지역민 위한 '選良' 역할 충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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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지역민 위한 '選良' 역할 충실하길
최권범 취재1부 선임부장
  • 입력 : 2024. 04.25(목) 14:46
최권범 부장
제22대 총선이 막을 내린지 2주가 지났다. 이번 총선 민심은 그야말로 매서웠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이 지나고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민심은 무능·무책임·고집불통 정권에 회초리를 휘두르며 국정운영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총선 결과, ‘정권심판론’의 우세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벌써부터 정치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거대 야당의 요청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제1야당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갖기로 했고, 정부 여당도 부랴부랴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청색바람’은 당초 예상보다도 거셌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와 전남에선 18곳 지역구를 모두 싹쓸이했다. ‘청년 정치인’부터 ‘정치9단 올드보이’까지 민주당 후보들 모두 지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여의도 입성을 알렸다.

이번 총선을 통해 광주·전남에선 대부분 현역 물갈이가 이뤄졌다. 교체율은 광주 88%(8명 중 7명), 전남 50%(10명 중 5명)에 달했다. 지역 현안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중앙정치 무대에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현역 의원들을 바라보는 지역민심의 ‘바로미터’였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새로운 대안정당에 대한 정치적 기대감이 표출되기도 했다. 광주·전남 지역구 선거와 달리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앞선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조국혁신당이 정권심판과 검찰개혁이라는 선명한 목표를 제시한 점이 주효했지만, 지역내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나 비판적 지지 여론도 깔려 있었다.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호남의 정치구도상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구는 민주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비례만큼은 조국혁신당이라는 대안정당에 표심이 향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도 언제든지 민주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이제 다시 지역 정치권은 새 진용을 꾸리게 됐다. 18명의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거는 지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크다.

당선인들은 총선 과정에서 지역의 주요 현안인 광주 인공지능(AI) 집적단지 구축, 광주 군공항 이전, 전남 국립의대 신설, 각종 SOC 사업 등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광주지역 공약은 △광주 테스트베드로 X-MAS(모빌리티·AI·반도체 융합) 실증도시 조성 △서남권 최대 광주역 창업밸리 조성 △‘국립현대미술관’ 분원 유치·전문예술극장 건립 추진 △광주 도시역사박물관 건립 추진 등이다.

전남지역 공약으로는 △보건의료 기반 및 첨단전략산업 확충 △AI 최첨단 미래농업 선도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산업 중심거점 육성 △해양·문화·생태관광 중심지 조성 등을 내걸었다.

지역 당선인들은 22대 총선 압승을 발판삼아 무엇보다 우선으로 이들 공약의 차질없는 추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초선 일색의 상황이 반복되면서 호남정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만큼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늘려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호남을 넘어 전국을 대변하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대의와 명분을 중시했던 호남정치를 복원하고,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다른 말로 국민의 ‘선량(選良)’이라고 한다. ‘가려서 뽑힌 뛰어난 인물’이라는 의미다. 지역 유권자들은 어려운 민생경제를 되살려주고, 낙후된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뤄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당선인들을 선택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부디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며 유권자들에게 몸을 바짝 엎드렸던 초심을 잊지 말고, 선거운동 기간 내세웠던 구호가 빛을 바래지 않길 바란다. ‘선량’의 의미와 그 역할을 가슴 속 깊이 새겨 오로지 지역민과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