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시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월 스위스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평두메 습지의 람사르습지 인정을 요청해 인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해 4월 광주시는 북구, 무등산국립공원공단과 협력해 평두메 습지의 실태조사 등을 거쳐 환경부에 람사르습지 등록을 건의했다. 람사르사무국은 1971년 이란에서 채택된 람사르협약에 따라 지형·지질학적으로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 유형이거나, 생물 서식처로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람사르습지로 인증하고 있다. 현재 172개 국가 2503개소가 등록돼 있으며, 국내에는 광주 장록국가습지 등 25곳이 있다.
북구 화암동 일대 평두메 습지는 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묵논습지다. 삵이나 담비,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786종에 이르는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학적 가치와 생물다양성도 높은 지역이다. 수질 정화 기능과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기후 조절 기능도 뛰어나다. 시민은 물론이고 과학자와 학생들에게 자연과 생태계를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휴식과 관광의 장소로도 가치가 높다. 평두메 습지의 보존과 활용에 지역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건강한 습지는 건강한 인간으로 이어진다. 광주시는 평두메 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돼 장록국가습지와 함께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습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보전하려는 시민의 관심도 필요하다. 매립과 개발로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심각성이 더해가는 지구 생태 위기에 맞서는 시민 개개인의 노력이야말로 광주를 친환경생태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