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도 넘은 ‘언론·사법부’ 비판 공세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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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민주, 도 넘은 ‘언론·사법부’ 비판 공세 ‘눈총’
李 ‘애완견’ 발언 “언론용어 인용”
일부 친명계, ‘기레기’ 운운 두둔
국힘 “국민참여재판 받으라” 공세
기자협회·언론노조 “망언 사과를”
  • 입력 : 2024. 06.17(월) 16:02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재명 대표가 추가 기소되자 검찰과 사법부, 언론을 향해 거친 발언을 퍼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했고, 친명계(친이재명)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 발언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법조기자들의 받아쓰기 행태에 대해 언론학에서 널리 공인되는 ‘와치독’(Watchdog·감시견), ‘랩독’(Lapdog·애완견)이라는 공식 용어를 인용해서 항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언론학자들이 언론의 역할을 개에 비유해서 부르는 용어가 있는데, 이 대표가 이를 인용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이 자신을 기소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을 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수석 대변인은 “검찰이 당대표를 후안무치하게 기소한 데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그냥 받아쓰기하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대표는 “증거를 다 떠나 삼척동자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대한민국 검찰이 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북한에 가겠다고 돈 수십억을 대신 내달라고 하면 이게 뇌물죄 중대범죄인데 그런 걸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가 요구했다는 것이냐”며 “이 전 부지사가 정신이 나갔거나 바보거나 그런 사람이냐”고 따져 물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화영 전 지사 재판을 맡은 판사가 이 대표 재판을 맡게 된 것을 두고, “이미 판결로 선입견 편견 사심이 개입되었을지도 모른 재판장은 관련 재판장에서 회피 제척돼야 하지 않나”라며 가세했다.

강성 친명계는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 등 원색적인 표현을 쓰며 이 대표 발언 논란을 오히려 더 키웠다.

양문석 의원은 전날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이 대표가) 보통명사가 된 ‘기레기’라 말하지 왜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 검찰청의 일부 도둑놈들이 불러주면 단지 받아쓰기하는 직원들이 무슨 애완견이냐. 그냥 기레기”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일부 언론의 검찰 보도 행태는 문제가 있지만, 제1야당 대표의 표현으로는 부적절하다면서 당 전체가 이 대표 ‘방탄’에 나서는 모양새로 비쳐지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총공세를 펴는 모양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북송금 재판까지 추가되니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은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듯하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 “팩트에 근거해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검찰의 애완견’이라며 펜과 입을 다물라 한다”며 “양심도, 도덕도, 민주주의 정신도 이미 머릿속에선 사라진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라며 “검찰도, 언론도, 법원도 다 못 믿겠다고 하시니 이제 국민들 앞에서 억울함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대표와 양문석 의원 등을 향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윤석열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며, 언론자유를 누구보다도 지지한다고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에서 드러낸 저급한 언론관이자 막말이기에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