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수 증가와 더불어 ‘혼밥’, ‘혼술’과 같은 1인 생활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가운데 이 같은 인구구조 및 생활 방식 변화에 따라 지역 외식·유통업계가 1인 고객을 위한 상품과 공간을 선보이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광주 서구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1인 고객을 위한 독서실 책상이 구비돼 있는 모습. |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인 가구 수는 782만9035 가구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35.5%에 달하며, 광주와 전남지역 1인 가구 비중은 각각 36.5%, 37.1%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광주지역 1인 가구 수는 △2016년 16만5169 가구 △2020년 19만3948 가구 △2023년 22만8970가구, 전남지역은 △2016년 22만7225 가구 △2020년 25만6633가구 △2023년 29만4583가구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지역 상권도 1인 고객을 붙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식당들이 ‘1인분 회’, ‘1인분 곱창’ 등 혼자서는 주문하기 힘든 메뉴의 양을 줄인 ‘1인 메뉴’를 새롭게 출시하며 1인 가구를 겨냥하는 것은 물론 ‘1인용 음식 전문점’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양이 많아 2~3인 이상이 모여야 먹을 수 있던 피자나 보쌈, 혹은 혼자 먹기 어려운 샤브샤브 등의 음식점이 ‘1인 가구’를 위한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실제 광주 ‘1인 식당’을 검색해 보면 ‘1인용 피자 전문점’, ‘1인 보쌈’, ‘1인 샤브샤브’ 등 상호부터 ‘1인 가구’를 겨냥하는 듯한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전히 일부 식당에는 ‘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등의 문구가 부착돼 있지만, 식당이 ‘1인 식사’를 꺼려 혼자 밥을 먹으려면 ‘한 명인데 식사 되나요’를 물으며 눈치를 보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카페 분위기도 변화했다. 광주지역 일부 프랜차이즈 및 개인 카페는 1인 ‘카공족’을 위한 독서실 책상을 구비해 두는 등 1인 고객의 발길을 붙들기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곳곳에 전자기기 충전을 위한 콘센트를 비치해 두는 것은 물론 공부 분위기 형성에 알맞은 음악을 선정하기도 한다.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며 카공족을 꺼리거나 2시간 이상 이용을 거부했던 모습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광주지역 자치구 역시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발맞춰 ‘혼밥식당’을 지정·운영하며 1인 가구의 건강과 식생활 편의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동구는 지난 7월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가 가능한 제3기 동구 혼밥식당을 모집했다. 협조 사항에는 가정식 백반 등 건강한 집밥 메뉴 제공, 1·2인용 테이블 및 좌석 확보, 동구 혼밥식당 지정표시(스티커) 부착 등이 있었다. 실제 동구는 혼밥식당과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혼밥식당을 알리고 있다. 광산구도 ‘광산 혼당당(혼자서도 당당한 식당)’을 홍보하고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민 참여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자 하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밀키트·간편식품·델리 상품 등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1인 가구를 위해 출시한 소용량 쌀, 채소, 고기 등의 소용량·소포장 식품도 인기가 높다. 특히 대형마트는 햄버거·치킨 등 MZ세대에 특히 인기가 높은 델리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델리 상품 매출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광주지역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델리 상품 매출은 △2022년 27.2% △2023년 4.0% △2024년(1월1일~9월29일 기준) 3.4%로 전년 대비 각각 신장했다. 밀키트의 경우 코로나19 당시 매출이 크게 상승한 이후 지난해부터 소폭 하락하는 추세다. 실제 2022년 60.1%로 전년 대비 크게 신장했지만, 2023년 -5.4%, 2024년(1월1일~9월29일 기준) -4.7%로 전년 대비 하락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조리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델리 상품의 인기가 높아 매출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밀키트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라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었다가 지난해부터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다”며 “1인 가구 증가 및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 등에 따라 대형마트들이 저렴하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델리 등 다양한 식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