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라진 봄…글로 불의에 맞섰던 저항시인들을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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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라진 봄…글로 불의에 맞섰던 저항시인들을 조명하다
[신간]시가 세상에 맞설 때
황종권│마이디어북스│1만7000원
  • 입력 : 2025. 03.27(목) 09:41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시가 세상에 맞설 때
시인은 저항하는 존재다. 저마다 다른 이유와 시어들로 시를 쓰지만,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시인들의 목소리는 국가와 자유를 위해 희생했던 이들의 숭고한 정신과도 상통한다.

황종권 시인이 최근 발간한 ‘시가 세상에 맞설 때’에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쓰인 50개의 저항시가 담겼다.

제주 4·3, 5·18 민주화운동, 전태일 분신 항거,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등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돼 왔던 이들과 연대한 시인들을 소개한다.

책은 4부로 구성됐다. 1부 ‘고함의 시’에서는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시들을 조명하고 2부 ‘연대의 시’는 슬픔을 공유하는 시들로 채워졌다.

3부 ‘저항의 시’는 불의에 맞선 시들을, 4부 ‘희망의 시’는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전진하는 시들을 모았다.

이번 시집이 나오게 된 계기는 누리고 있다고 믿었던 봄이 여전히 멀다는 걸 깨닫고 나서다.

지난 연말 벌어진 윤석열의 쿠데타는 ‘계엄령’이라는 대통령 한마디에 군용차가 도시 한복판을 질주하고, 군인들을 태운 헬리콥터가 국회의사당에 상륙하는 참상을 목격하게 한 충격을 안겼다.

이는 견고해 보였던 민주주의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되새기게 하기 충분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부조리를 고발하고, 불의와 싸우며, 슬픔과 연대하는 시인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진 시점에서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편 황 시인은 여수에서 태어나 201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인력에 선정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6년 제5회 세계평화안보축전 대통령상, 제18회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2019년 제1회 문경새재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