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석산 다리서 또 추락사고…"안전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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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광주 제석산 다리서 또 추락사고…"안전대책 시급"
1999년 등산로 연결 위해 개설
안전 장치 강화에도 사고 '빈발'
"실효성 있는 관리 필요" 지적도
남구 "그물망 설치 등 대책 검토"
  • 입력 : 2025. 04.21(월) 17:56
  •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
광주 남구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추락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안전 대책 강화가 요구된다. 사진은 제석산 구름다리 전경. 광주 남구 제공
광주 남구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인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추락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한 안전대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난간 보강과 CCTV 설치 등 추가 안전시설 확충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1일 광주 남부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4분께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 밑 도로 중간 지점에 30대 남성 A씨가 쓰러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당국은 심정지 상태의 A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현장에서는 A씨의 가방과 휴대전화 등이 구름다리 위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 당국은 A씨가 다리 위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스스로 추락 방지용 난간을 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이른 새벽에 발생해,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석산 구름다리는 지난 1999년 도로 개설로 단절된 등산로를 연결하기 위해 설치된 보행 전용 교량이다. 인근 주민들이 산책이나 가벼운 등산 코스로 자주 찾는 장소지만, 추락 사고가 해마다 이어지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남구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20년 4월 난간 높이를 기존 1.2m에서 2m로 높이고, 끝부분에는 회전식 원통형 난간을 설치해 사람이 오르기 어렵도록 보완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유사사고가 반복되면서 해당 시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9일에도 제석산 구름다리 아래 도로에서 40대 남성 B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고, 지난해 1월에는 휴가 중이던 현역 육군 일병 C씨가 투신해 사망했다.

2022년 5월에도 60대 남성 C씨가 추락해 숨지는 등 이번 A씨의 사망사고까지 포함하면 2017년 이후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추락해 숨진 사람은 총 7명에 이른다. 2020년 보완 작업 이후로도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사고 예방을 위한 지자체의 지속적인 개선과 실효성 있는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창수 남구의원은 “현장을 직접 방문했을 때, 산의 특성상 송진 가루 등이 쌓여 시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시설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CCTV나 SOS 전화기 설치 등 다양한 자살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할 지자체인 남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남구 관계자는 “사고 방지를 위해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1월부터 안전시설과 방범용 CCTV 설치, 경관 조명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실시설계 용역도 진행 중이며, 구름다리 아래 그물망 설치를 고려하고 있지만, 제석산의 특성상 상승 기류가 강해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