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숲길에서 만난 인문학과 자연, 힐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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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자치구
“무등산 숲길에서 만난 인문학과 자연, 힐링의 시간”
●광주 동구, '무등산 인문축제' 성료
이틀간 증심사지구 일대서 열려
인문·자연 주제, 62개 활동 전개
각종 부스 운영…즐길거리 '다채'
"숲속서 즐기는 이색축제" 호평
  • 입력 : 2025. 06.01(일) 17:35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1일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국립공원 증심사지구 일대에서 제3회 무등산 인문축제 ‘인문 For:rest’가 열렸다. 생물 다양성 대탐사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숲속에서 책을 읽고,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을 느끼니, 마음 깊은 곳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에요.”

1일 찾은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 국립공원 일대에서는 인문학과 예술, 자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등산객들 사이로 책을 펼친 이들이 자리를 잡았고, 고요한 숲길 곳곳에서는 음악과 연극 공연이 잔잔히 울려 퍼졌다.

동구가 주최한 제3회 무등산 인문축제 ‘인문 For:rest’가 ‘꽃 핀 쪽으로 뽀짝, 희망으로 뽈깡’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무등산 증심사지구 일대에서 열렸다. 등산로 곳곳에는 ‘기후위기 시대’ 환경과 인문학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를 조명한 프로그램이 다수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한강 작가의 작품과 글, 사진으로 구성된 ‘한강의 숲에서’는 그의 문학 세계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축제 첫날에는 일본 기자와 독자 등 70여명이 한·일 문학기행의 일환으로 인문축제에 참여, ‘소년이 온다’를 비롯한 오월문학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민석(25)씨는 “지역 출신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5·18을 비롯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민주시민으로서 후세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생물 다양성 대탐사를 비롯해 야생동물 미술 프로젝트 ‘안녕하세요, 무등산 동물님들’ 등 지역 대표 명산인 무등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고,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프로그램도 이어져 어린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오도훈(주월중 1년)군은 “축제를 통해 무등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됐다”면서 “우리와 미래세대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서 환경과 기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생활 속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1일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국립공원 증심사지구 일대에서 열린 제3회 무등산 인문축제 ‘인문 For:rest’에서 ‘청년 문학 버스킹’이 진행되고 있다. 윤준명 기자
명사를 초청한 인문 토크와 청년 독서 동아리와 함께하는 ‘청년 문학 버스킹’, 자연을 주제로 한 사생대회, 폐 농약통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뮤직공연’ 등 6개 테마 62개 활동이 이틀동안 전개됐다. 돗자리와 피크닉 용품을 챙겨 숲속에 자리잡은 방문객들은 가족, 지인과 함께 주말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힐링의 한때를 보냈다.

행사장 주변에는 지역 서점과 환경 관련 협회 및 단체의 체험·놀이 부스가 운영돼 시민들에게 각양각색의 즐길거리를 선사했다. 호남대학교 간호학과 동아리 ‘오다가다’는 ‘지속가능’을 주제로 자체 제작한 그림책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상세히 설명했고, 즉석사진 부스도 마련해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심예진(21)씨는 “감염병 예방과 기후환경 문제, 남녀평등 등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대주제 아래 세계시민의 역할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예비 보건의료인으로서 학우들과 함께 지역 축제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펼치게 돼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축제 기간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차 없는 환경 축제’의 의미를 더했으며, 휠체어와 유모차도 무상으로 대여해 모든 방문객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무등산을 찾아온 등산객들도 자연스럽게 축제에 참여하며 활기를 북돋웠다.

노훈진(72)씨는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독서와 각종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니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다”며 “인문과 환경의 가치를 되새기고,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사유할 수 있는 이색적이고 특별한 축제”라고 강조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