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이 대통령은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제회의실에서 ‘호남의 마음을 듣다’를 주제로 지역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사회가 전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하고, 심하게는 상대를 제거하려 하는, 민주적 토론이 아닌 적대적인 문화가 너무 심해졌다”며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사는 이웃들인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새 방향을 같이 모색해 가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히 타협하고 토론하면 훨씬 나아질 수 있음에도, 의견차이나 오해로 인해 나쁜 상황이 계속되는 것 같다”며 “허심탄회한 논의를 통해 해결의 단초를 찾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 문제를 비롯해 광주, 전남지역의 발전 방향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의 온갖 문제는 결국 모든 것이 과도하게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발생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국토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면 상당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집에 따른 비효율 문제 때문에 집값, 국제 경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똑같이가 아니라 지방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재난, 소비쿠폰 지원이나 지역화폐 지원도 수도권에서 거리가 더 멀수록 많이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번에 시범적으로 실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광주시·전남도에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산업 육성,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경제 민생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는 것인데,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운 게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산업 진흥이다”고 말했다.
또 “기후 위기와 에너지 대전환의 세계적 변화에 맞춰서 대한민국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서남해안은 재생에너지의 보고이기 때문에 지역 발전과 남부 벨트의 진흥 발전을 찾아내면 수도권 일극 체제, 집중 문제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민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한 참석자는 “로스쿨을 나와야만 변호사가 될 수 있는데, 금수저가 아닌 이상 로스쿨 진입이 어렵다”며 사법시험 부활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경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며 “마침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도 사법시험 부활과 관련한 얘기가 나왔다. 로스쿨제가 과거제가 아닌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잠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식 의제로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진짜 어려운 주제이긴 하다”면서도 “검토나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은 현장에서 이 대통령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 규명을 호소했다.
유가족협의회 김유진 대표는 “참사로 179명의 가족을 잃은 지 179일이 지났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며 “치유 휴직 제도를 공무원과 자영업자 등 모든 유족에게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진상 규명은 수사와 조사기관에서 진행 중이므로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서는 결재 당시 국토교통부는 유족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알고 있으나, 다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통의 의제를 놓고 집단토론을 하는 경우가 많이 없어 어색할 수 있다”면서 “이런 방식의 토론으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타운홀 미팅 현장에서 들은 시민들의 질문 외에도 쪽지로 적어 낸 민원들을 모두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