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할수록 손해”… 벼랑끝 내몰린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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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영업할수록 손해”… 벼랑끝 내몰린 자영업자
전방위 고물가 압박에 직격탄
가공식품·공공요금 등 줄인상
인건비 없는 무인매장도 휘청
식당들 “가스비 폭탄 큰 부담”
  • 입력 : 2023. 02.07(화) 17:31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광주 서구 내방동의 한 아이스크림 할인점 내부.
“인건비라도 줄여보려고 무인매장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전기세도 오르고, 대기업들은 아이스크림 가격까지 줄줄이 올리니 당해낼 재간이 없네요.”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폭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간신히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난 자영업자들이 또다시 직격탄을 맞았다며 호소하고 있다.

광주 서구 내방동에서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모씨는 최근 고민 끝에 아이스크림 판매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장씨는 “유제품 가격이 오른다고 하는 순간부터 제조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며 “여기에 아이스크림을 보관하려면 24시간 냉동고를 돌려야 하는데 이미 전기요금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다음 달에 또 오른다고 하니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박리다매 방식으로 저렴하게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할인점의 특성상 인상률만큼 가격을 올리면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과 차별성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장씨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는 1+1, 2+1 묶음 할인을 하는데 싸게 많이 팔아서 장사를 했던 할인점 입장에서 가격을 올려버리면 가격 경쟁이 안된다”며 “이대로라면 할인점이라는 간판도 떼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7% 올랐으며 가공식품 물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3% 오르며 13년9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공식품 원가 상승과 전기요금 등 고정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매출 대비 수익이 날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일자로 롯데제과는 스크류바와 죠스바 가격을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20% 인상했으며 월드콘, 찰떡아이스, 설레임은 각각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조정했다. 나뚜루 파인트 제품 10종의 경우 1만2900원에서 1만4900원으로 15% 올랐다.

빙그레도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20% 인상하기로 했다. 일반 소매점 기준 메로나, 비비빅을 비롯한 바 아이스크림 7종과 슈퍼콘 등의 아이스크림 가격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조정된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설렁탕·곰탕 등 오래 끓여야 하는 음식을 판매하는 업장에서는 가스비 폭탄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동구 충장로1가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유모씨는 “평소에 40∼50만원가량 납부하던 가스요금이 지난달 80만원 넘게 나왔다”며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손님들도 조금씩 줄어든다고 느껴지는데 전기, 가스요금까지 이렇게 오르니 정말 부담스럽다”고 호소했다.

이어 “취약계층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번 난방비 인상으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위해서도 업종을 잘 살펴서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