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34-5> "이주민이 말하는 5·18에 귀 기울이는 일, 세계화의 첫걸음"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소장
지난해 10주년 세계인권도시포럼서
'5·18과 이주민·인권도시 미래' 진행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소장.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소장.

"광주(거주) 이주민이 5·18에 관해서 배우고 이해한 것을 성찰한 후 함께 나누는 일을 진행했습니다. 다가오는 50주년에는 이주민이 모국어로 동료 이주민에게 5·18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2020세계인권도시포럼 주제회의 '이주민과 인권' 세션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을 중심으로 자료집 '5·18과 이주민, 인권도시 미래'를 엮어냈다.

자료집은 베트남 출신 이주민 홍진아 씨를 비롯한 이주민 4명이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5·18민주화운동과 오월정신에 비추어 본 자국 민주화 상황에 대해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몇 걸음 더 나아갔다. 5·18민주화운동 목격자인 나의갑 광주전남언론인회 회장과 전일빌딩245 해설사로 활동하는 5·18민주화운동 생존자 김순이 씨 등 오월 관계자들이 이주민의 발표문을 듣고 나눈 생각들도 자료집에 엮어낸 것. 박 소장은 '5·18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광주에 사는 이주민이 배우고 이해한 5·18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 소장은 "5·18을 이주민 공동체와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이주민이 이해하고 생각하는 광주정신을 살펴보고자 했다"며 "전문가와 학자 중심으로 진행했던 주제회의 형식을 바꿔 이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5·18 담론을 성찰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이주민이 모국의 민주화운동을 회상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박 소장은 "베트남 출신 이주민인 홍진아 씨의 발표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며 "베트남 전쟁 중 한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을 하는 등 만행을 저질렀던 잘못에 대한 깊은 반성과 공식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월정신은 국가폭력을 포함 모든 폭력, 억압에 대한 저항과 연대라 생각한다"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로 그 정신을 확대하자 토론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투쟁이 진행 중인 미얀마에 대해서는 41년 전 광주처럼 군사정권에 의해 '고립'의 상황이 계속되지 않도록 연대의 손길이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월정신이 미얀마의 상황에서 어떤 점을 성찰하게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하고 있다.

박 소장은 "군사정권의 무차별 폭력에 시민들이 맨손으로 저항했다는 점, 고립되었다는 점, 시민들이 서로 격려하고 연대했다는 점은 광주와 미얀마가 굉장히 비슷하다. 광주시민들이 가장 먼저 성명을 발표하며 연대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며 "미얀마 시민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연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