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시대, 연대 정신 중요해"

5·18에 광주 찾은 박노자 교수
인터뷰서 광주정신과 인권 강조

지난 18일 오후 7시부터 광주 동구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공유공간에서 인권과 역사에 관한 강연이 진행됐다. 사진은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과 문답 형식으로 강연을 진행하는 박노자 교수의 모습.
지난 18일 오후 7시부터 광주 동구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공유공간에서 인권과 역사에 관한 강연이 진행됐다. 사진은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과 문답 형식으로 강연을 진행하는 박노자 교수의 모습.

박노자 오슬로대학교 교수가 오월을 맞아 광주를 방문해 '한국 민중사에 비추어 본 역사와 인권'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지난 18일 오후 7시부터 광주 동구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공유공간에서 인권과 역사에 관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의 강연이 펼쳐졌다.

박 교수는 강연을 마친 후 전남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 불평등 심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약자 집단이 불평등에 노출됐다"면서 "미국의 경우 교통 등 필수 업종에 종사하는 흑인과 라틴계의 사망률이 눈에 띄게 높다. 또 재택근무가 가능한 고학력 중산층과 재택근무가 불가능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노동자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기존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불평등이 가져온 혐오 문제를 언급하며 극단적 격차사회 속 공격성을 지적했다.

그는 "대체로 격차사회가 공격성을 낳는다"면서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9%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노르웨이에는 극단적 혐오가 거의 없다. 반면 양극화가 심한 미국, 비정규직 비율이 37%에 달하는 한국에서 극단적 혐오가 자주 등장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혐오가 부추겨지기도 했지만, 역으로 혐오 세력을 무너뜨리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혐오 세력에 맞서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미국 대선이다"며 "코로나는 혐오를 조장해 온 트럼프 정권이 몰락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소수자들의 표에 많이 기댄 바이든 정권이 탄생된 것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5·18민주화운동에서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다행히 민주화가 심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국가주의, 권위주의가 복구되는 상황"이라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지속되면 인권의 상황도 나아지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대체로 인권과 같이 가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이후 심화된 불평등과 기후 문제 등 자본주의가 낳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혐오가 아닌 연대가 필요하다. 이 연대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설득해 나가야 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