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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전 계엄군에 맞섰던 5·18 시민군이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을 며칠 앞두고 숨졌다는 소식이다. 계엄군의 구타와 고문으로 한평생 후유증에 시달렸던 그는 극심한 생활고 속에, 지켜주는 이 없이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가슴 아픈 일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 5·18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를 억압하려는 전두환 신군부의 불법적인 권력장악에 맞서 광주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민주화 운동이다. 지난 9일 쓸쓸하게 사망한 이도 5·18 유공자로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시민군으로 활동했다. 당시 고교 2학년생이었던 그는 정권 찬탈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이 확대되자 군사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던 의로운 시민군이었다. 결국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탓에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힘겹게 ...
2025.05.12 17:38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지역 유세를 벌일 때 하는 단골 공약이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과 지역의 균형 발전은 단순히 경제뿐 아니라 문화예술 향유 차원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오랜 주장에 유의미한 첫걸음이 될 수 있는 정책이 얼마 전 베일을 벗었다. 바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문화한국 2035’이다. 이 정책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건 국립예술단체·기관의 지역 이전 전략이었다. 발표와 동시에 문체부는 서울예술단을 내년 상반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광주광역...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2025.05.12 16:32지난 4월 말, 88세를 일기로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 13년 재임 동안 그의 교황직무의 핵심 화두 중 하나가 ‘기후환경생태계 보전’이었다.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위기를 결코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절박한 인식에서였다. 그는 취임 직후 한 집회에서 ‘우리가 피조물(지구환경)을 파괴하면 피조물이 우리를 파괴할 것’이라며 ‘이것을 잊지 말자’고 외쳤다. 기후환경과 생태보전과 인권옹호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대변자로서 목소리는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선종하실 때까지 교황은 쉴 새 없이 활동을 이어갔다. ...
2025.05.12 10:59오랜 만에 인도 영화를 접했다. 우선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All WeImagine as Light)’이란 타이틀이 근사하다. 빛을 상상한다는 것은 어두움과 날선 현실을 대립각으로 장치해두었음을 얼핏 예상하게 한다. 막상 영화를 접하고 보니, 도시의 생활과 소음으로 분주한 도시의 풍경을 롱샷으로 마무리하는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였다. 낯선 인도 영화에 배어 있는 인도스러움(필자에게 인도는 종교의 근원지이자 타지마할 묘지처럼 왕실과 상류층에게 부여된 과도한 화려함을 선입견처럼 갖고 있다)을 찾기보다는 인도인의 현실 속에서 ...
2025.05.12 10:57전라남도의회 최명수 의원이 전남에 공공비축기지 건립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후위기와 국제 곡물시장 불안정으로 인한 식량 위기에 대비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비축기지를 전남에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식량부족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주장이다. 열악한 식량상황에서 상시 비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곡물자급률이 22.3%에 불과하다. 주식인 쌀을 제외하면 보리쌀 자급률은 25.7%, 밀과 콩은 각각 0.7%와 0.8%밖에 되지 않는다. 식량 수급이 이 정도 취약하다면 진즉 정부 차원에서 식량비축을 중요한 국가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발전시켰어야 한다. 선제적 대응이 충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정부가 현재 노후 비축기지 매각과 함께 권역별 대형화·현대화된 비축기지 신설을 추진...
2025.05.11 17:52정당들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향한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순천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유세에 나섰고, 국민의힘과 진보 진영도 선대위를 가동하며 거리로 나섰다. 광주·전남에서도 주요 정당들이 발 빠르게 조직을 정비하며 유권자와의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지는 조기 선거다. 탄핵 사유로 지목된 계엄령 시도는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중대한 위협이었다. 동시에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혼란과,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경제 위기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선택은 가볍지 않다. 선거는 무너진 헌정 질서를 바로잡고 민생의 방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출구다.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정당이나 후보가 아니라 유권자다. ...
2025.05.11 17:52200페이지 남짓 소설 한 편, 반나절이면 읽지. 과신했다. 한편으로는 너무 거창할까 엄두가 나질 않았다고 해도 맞겠다.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이 그랬다. 광주에서는 지나다니다 보면 사적지고, 스치다 보면 유가족과 경험자들이다. 그 안에서 나는 잘 안다 자부할 수도 없고, 모른다 말하기는 염치가 없어 그저 묵묵히 5월을 보냈다. 왜인지 모르게 미뤄뒀던 ‘소년이 온다’를 모두 읽는데 꼬박 하루가 넘게 걸렸다. 반나절이면 읽겠다 싶었던 소설은 한 챕터를 지날 때마다 소화를 시켜야 했다. 한 챕터 안에서도 한 문단 한 문단이 ...
2025.05.11 17:33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도덕적이며 정직한 사람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더 받고도 모른 척을 하거나, 적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소한 부정행위에 ‘에이, 이 정도는 괜찮지’ 하며 자기를 합리화한다고 한다.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식당 상호가 기억나지 않지만 찜닭 맛집이라 자주 가곤 했다. 그날도 직원들과 함께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카드 결제 후 금액을 바로 확인하지 않던 나는 그날도 여느 때처럼 영수증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퇴근 무렵 영수증 금액에 ‘0’이 하나 빠져있는 걸 알...
2025.05.11 16:44살면서 그럴싸해 보이는 순간들이 많다. 익숙한 형식을 갖춘 결론을 만나면 진리처럼 느껴진다. 특히 상대방의 주장을 쉽게 검증할 수 없을 때, 그럴싸한 화술을 접하면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반면, 살면서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자주 마주친다. 그럴싸해 보일수록 오히려 의심스러운 경우다. 과도한 포장은 신뢰도를 떨어뜨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이를 믿는다. 검증할 수 없거나 항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럴싸함과 어처구니없음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상태다. 식민지 시대 반민족적 ...
2025.05.11 16:42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광역시 북구 청년 공직자들이 색다른 기념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진상규명부터 책임자 처벌 등이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고 광주를 고립시키려는 극소수 인사들의 준동이 멈추지 않은 현실에서 젊은 공직자들의 도전이 반갑다. 이들의 의지가 5·18을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하길 기대한다. 북구 6급 이하 젊은 공직자로 구성된 청년간부회의 31기가 주관하는 사업은 모두 6개에 이른다. 우선 5월 한 달 동안 북구 각 부서 통화 시 5·18을 기리는 안내 음성을 송출하고, 9일에는 청년간부회의와 신규 임용 공직자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묘비 추모 활동에 나선다. 16일에는 북구청 구내식당에서 5·18 당시 시민들의 연대와 나눔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17일 전남대학교 정문, 광주역 광장, 무등경기장 정문, 광주교도소 등 북구 관내 5·...
2025.05.08 18:00문화체육관광부가 서울예술단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이전하는 결정을 내리자, 서울예술단이 조직적인 반대에 나섰다. 국립 예술단체로서 공공 책임을 감당해야 할 기관이 지역 이전에 반기를 들며 ‘일방통행’, ‘정체성 훼손’ 같은 논리를 앞세우는 모습에 지역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국립 예술단체의 공연은 압도적으로 서울에 집중돼 왔다. 최근 5년간 전체 공연의 86.3%가 서울에서 이뤄졌고, 광주는 0.5%, 전남은 0.6%에 불과했다는 국정감사 자료는 문화예술의 수도권 독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예술단체가 수도권 시민만을 위한 공연에 집중해온 현실은 명백한 불균형이며, 시정을 위한 조치가 시급했다.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정책의 구조를 바로잡는 시금석이다. 이 같은 방향...
2025.05.08 18:001972년 3월 31일, 옛 소련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2대의 우주선이 발사됐다. 금성에 착륙해 미지의 행성 금성을 연구하기 위한 무인우주선 베네라 8호와 또 다른 쌍둥이 우주선이었다. 지구에서 금성까지 평균 거리만 1억 7000만㎞. 소련은 실패에 대비해 2대의 우주선을 발사했고 이 중 베네라 8호가 그 해 7월 22일, 금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하지만 함께 발사됐던 또 다른 우주선은 궤도 진입에 실패해 지구에 갇히고 말았다. 비운의 우주선 코스모스 482호였다. 소련은 성공한 베네라 8호와 달리 실패한 우주 탐사선을...
2025.05.08 18:00그리스 레스보스섬 세계지질공원(Lesvos Island UNESCO Global Geopark), 노르웨이 로갈란주 마그마 세계지질공원(Magma UNESCO Global Geopark), 중국 간쑤성 장예 세계지질공원(Zhangye UNESCO Global Geopark), 대한민국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까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무엇이 공통점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바로 지질공원내 ‘지오빌리지’가 지정 돼 있다는 점이다. ‘지오빌리지(Geo-Village)’는 세계지질공원내 지질·생태·문화...
2025.05.08 17:41우리는 매일 아침 맑은 물 한 컵으로 하루를 시작 하지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손길과 삶이 담겨 있는지 떠올리는 일은 많지 않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깨끗한 물은 누군가의 조용한 배려와 인내 위에 흐르고 있다. 바로 상수원의 수질을 지키기 위해 오랜시간 동안 생활의 많은 부분을 감내해온 지역 주민들의 헌신 덕분이다. 상수원 주변 지역은 수질 보전을 위해 다양한 생활 제약을 받아왔다. 논밭을 일구는 일부터 집을 짓는 일, 가게를 여는 일, 작은 농작물 하나를 재배하는 일까지 여러 활동이 제한을 받는다....
2025.05.08 17:41오는 6월3일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면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을 포함한 모든 정치 세력이 저마다의 정치 셈법에 따라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번 대선이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전국 시·도경찰청에 선거사범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특히 금품수수,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강력히 단속할 방침이다. 최근 선거운동의 양상은 과거처럼 대규모 군중이 광장에 ...
2025.05.08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