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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앵(1924~1975)은 함평에서 태어나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여성 명창이자 여성국극 배우다. 임춘앵은 뛰어난 재능에 15세에 서울로 상경했고, 이후 1944년 조선창극단에 입단했지만 극단의 활동과 운영은 남성 전통예술인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불평등한 처우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1948년 박록주(1905~1979), 박귀희(1921~1993) 등이 주축이 되어 여성 국악인들만으로 조직된 ‘여성 국악 동호회’를 결성했고. 이때 임춘앵도 여성 국악 동호회에 입회했다. 동호회의 첫 번째 공연인 ‘옥중화’는 춘향전을 각색한 것...
2024.10.29 17:15“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침묵할 수 있어야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언어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1918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썼다.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한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이 사용하는 명제는 여러가지 사실을 연결한 ‘복합 사실’로, 명제는 세계의 사실을 나타낼 수는 있으나 그 사실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사실 전체를 완벽하게 나타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언어가 가진 한계를 짚었다. 동시에 그는 “...
2024.10.28 18:09전남일보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연재하는 기획기사 1편이 오늘부터 연재된다. 그간 지역에서 AI에 관한 기사는 여러번 보도 됐으나 이번 본보의 기획은 판교테크노밸리와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방문해 그곳을 돌아보고 광주와 연결점을 찾아내는 기획이다. 첫번째는 AI와 광주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집중했는데 왜 광주에 AI가 오게 됐으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본질만 이야기 하자면 AI이건 광주형 일자리건, 혹은 복합쇼핑몰이건 공통점은 하나다. 광주의 부흥이다. 광주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부흥을 이...
2024.10.27 17:08“내 집, 내 도시, 내 아이들을 지킬 거에요. 내 나라, 내 도시를 잃고 싶지 않아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이던 지난 2022년 2월 15일. 러시아제 소총 ‘AK-47’을 들고 훈련에 나선 한 할머니 사진이 외신에 보도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주인공은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 사는 79세의 발렌티나 콘스탄티노우스카 씨. 팔순을 앞둔 백발의 그녀는 죽음을 무릎 쓰고 러시아와 싸우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손주를 안아야 할 할머니가 총기를 든 모습이 씁쓸하다.”는 게 외신의 평가였다. 그리고 열흘도...
2024.10.24 17:27TV에 방영되지 않아 공식적인 시청률 집계 정보는 없으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대중들 사이에서 호응도가 높다.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9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 결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1위(5.2%)로 나타났다. 해당조사에서 대상을 OTT서비스까지 확장한 이후 처음으로 웹예능 콘텐츠가 1위를 차지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발표한 9월 4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도 흑백요리사가 2주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
조진용 기자2024.10.23 17:26지난 2015년 방사된 3살 된 수컷 반달가슴곰(KM-53)이 지리산국립공원을 벗어난 적이 있다. 90㎞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까지 이동했다가 결국 포획됐다. 어린 반달곰의 모험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인간 위협이냐” vs “이동의 자유냐”를 놓고 논쟁거리가 됐다. 2004년부터 본격 시작된 지리산 반달곰 종복원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가 터진 ‘어린 반달곰의 가출’은 인간사회를 큰 고민에 빠트렸다. 사실 지리산국립공원은 반달곰에게 있어 가장 안전한 ‘울타리’다. 반달곰 복원사업이 오래 진행돼 지역주민들의 곰에 대한 이해도...
2024.10.22 17:31세계적으로 저명한 철학자나 예술가, 작가 가운데는 삶의 일부분으로 정원(庭園)을 가꾸면서 영감을 얻었던 사람들이 많다. 시인이며 소설가, 화가였던 헤르만 헤세도 ‘정원에서의 생활은 인생에서 누리는 마지막 행복’이라 여겨 그 곳에서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오로지 밤에만 글을 쓸 정도로 정원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고 한다. 땅에 식물을 키우고 가꾼다는 것은 삶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식물은 녹색을 띠어 생명을 연상하게 하니 그 자체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 그래서 혹자는 정원을 두고 둘러싸고...
최도철 미디어국장2024.10.21 16:05올해 여순사건 추념식은 유독 의미가 깊었다.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이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하며 국가 차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순사건은 오랜 기간 동안 역사의 그늘 속에 묻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추념식에서 국가의 최고 지도자들이 참석하며, 그동안 외면받았던 역사적 아픔을 국가적 화두로 다시 꺼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여순사건은 단순한 지역적 갈등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드러낸 역사적 비극이었다. 당시 좌우 이념 대립과 정부의 강경 진압은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자로 만들었으며, 사건의...
2024.10.20 17:592006년 1월 19일 오후 2시. 미국 항공우주국이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 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전 세계에 알렸다. 우여곡절 끝에 첫 걸음을 내디딘 명왕성 탐사.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한 이후 명왕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미지의 행성이었다. 궤도는 물론이고 대기가 있는지 없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을 정도였다. 더욱이 그 해 국제천문학연합은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던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강등시켰다. ‘죽음의 별 명왕성의 신비를 풀기 위한 인류의 도전’이라는 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콜린 하트먼...
2024.10.17 17:51‘성즉위왕 패즉역적(成則爲王 敗則爲寇)’. 승리하면 왕이요 패하면 역적이라는 뜻이다.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성계와 최영이 그러했다. 고려말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했다가 최영에게 패했다면 고려를 배신한 역적으로 기록됐을 터이지만 역사무대에서 이성계는 승자다. 위화도 회군으로 정권을 잡았고 마침내 조선왕조의 창업군주가 됐다. 이후 그는 온갖 찬사와 숭배 속에 무려 500년이나 떠받들어졌다. 반면 패자 최영은 조선의 입장에서는 역적이었다. 이기면 충신이요, 지면 만고의...
2024.10.16 18:36‘96% vs 4%.’ 한국 배달앱 시장의 민간앱과 공공앱 간의 격차다. 사실상 대형 배달앱의 독점구조다. 배달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96%라는 독점 지위로 민간 배달앱이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9.8%라는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이득을 창출하고, 그 이득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구조다. 소상공인도 소비자도 결코 이득이 될 수 없는 대기업의 횡포나 다름없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배달수수료 역시 민간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배달수수료 지원금이 시장을 독...
2024.10.15 17:20대한민국 전역에 ‘한강 열풍’이 분다.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나라에서, 서점 오픈런 현상에, 하루 만에 한강의 작품 30만권 이상 팔려 인쇄소를 풀가동한다는 소식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가히 ‘한강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한강 작가의 작품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은 ‘채식주의자’였다. 2016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영국 맨부커 상(인터내셔널 부분)을 안겨준 작품이다. 한강 작가가 2007년 출간한 소설로, 어느날 괴기스러운 살덩이에 둘러싼 꿈을 꾸고 채식주의자가 되...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4.10.14 18:40제22대 국회 개원 후 첫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국정감사(國政監査)’란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중앙과 지방정부의 각종 정책과 예산 집행 등을 면밀히 따져 잘못한 부분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 청문회를 말한다. 대상기관은 국가기관과 특별시, 광역시·도, 정부투자기관, 한국은행, 농수축협중앙회 등이다. 지난 7일 막을 올린 올해 국감은 지난 한 주 내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면서 정부에 대한 감시나 견제는 실종된 채 소모적인 정쟁만 되...
2024.10.13 18:40독일 남부 바이에른의 주도 뮌헨에 가면 잉글리셔 가르텐이란 공원이 있다. 10월이면 맥주 축제로 들썩이는 테레지안 비제 광장에서 동쪽으로 걷다 보면 만나는 이곳은 길이만 36㎞에 이르는 거대한 정원이다. 다뉴브 강의 지류, 이자르 강이 흘러가며 조성된 면적도 400㏊에 달한다. 이곳을 찾으면 푸른 숲을 배경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과 각종 야생동물, 자전거를 타고 조깅을 하는 모습이 일상이다. 정원을 대하는 뮌헨 사람들의 생각도 특별하다. 도심 한 편, 거대한 금싸라기 땅을 뮌헨 사람들은 자신의 정원처럼 아낀다. 새롭게 활용하지는 ...
2024.10.10 17:10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만 같았던 더위가 끝나고 드디어 찬바람이 얼굴에 닿기 시작했다.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기 시작할 이맘때쯤이면 꼭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우리는 헤어졌지요”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발매된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한다면 또래 대부분은 할로윈을 떠올릴 테지만 어쩐지 가을이 되면 이 노래부터 떠오른다. 하지만 이번 가을은 어느 때보다...
2024.10.09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