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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광주 충장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성향 기독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는 금남로 3~4가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금남로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 안정을 위한 것이였으며,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니 만큼 탄핵은 타당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하 광주비상행동)은 금남로 1~3가에서 제14차 광주시민...
2025.02.16 17:41“한국의 사찰이 세계인이 지켜볼 월드컵 최대의 볼거리가 될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6개월여 앞둔 2001년 12월의 어느 날, 서울 수유동 화계사 성광 스님이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라는 구상을 내놨다. 월드컵을 앞두고 취약한 관광 인프라와 숙박시설을 전통사찰이 보완하겠다는 아이디어였다. 가능성을 알아본 문화관광부는 즉시 10억원의 예산을 만들었고, 이듬 해 광주 증심사와 무각사, 해남 대흥사·미황사, 순천 송광사, 장성 백양사, 구례 화엄사 등 전국 31개 고찰을 템플스테이 사찰로 선정했다. ‘경쟁력이 뛰어난 우리의 ...
2025.02.13 17:40문학의 원초적인 형태인 구비문학(口碑文學)은 ‘말로 된 문학’을 의미한다. 글로 된 기록문학과 구별되며, 다른 말로 구전문학(口傳文學)이라고도 한다. 구비와 구전은 대체로 같은 뜻이다. 굳이 구별하자면 구전은 ‘말로 전함’을 뜻하는데 그치지만, 구비는 대대로 전하여 오는 말이라 할 수 있기에, 구전문학보다 구비문학이 더 적절한 용어다. 구비문학은 예로부터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같은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많고 많은 구비문학 가운데 이름만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 있다. 코끝에서 호흡이 멈추는 순...
2025.02.12 15:42“불타는 태양의 계절에는// 사람이 지치고 개도 지치고 소나무도 시든다 // 그러나 뻐꾸기는 울기 시작하고 호도애와 오색방울새의 노래가 들린다. // 산들바람은 상쾌하게 불지만// 북쪽에서 찬바람이 불어닥쳐 // 소나기를 내리게 하여 목동을 당황케 한다. // 공포와 불안에 목동은 지치고 //번개는 달리고 뇌성은 울리며 // 파리와 말벌이 떼를 지어 미친 듯이 난다.”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역작인 ‘사계’(四季) 중 ‘여름’의 소네트(Sonnet·작은 시)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은 총 3악장으로 구성됐다. 평온...
2025.02.11 17:39공자는 천하의 도덕이 무너지자 붓을 들었다. 요, 순, 우, 탕, 문, 무, 주공으로 이어온 왕도정치가 무너지고 신하가 임금을, 자식이 아비를 시해하고 권력을 찬탈하는 세상을 더 방치했다가는 명덕(明德)의 세상은 참으로 요원하다고 여겨 작심하고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역사서를 ‘춘추(春秋)’라 일컫는다. 공자가 유교 경전 춘추를 쓰자 당대의 폭군들이 떨었다. 그의 붓 끝에서 임금답지 못한 임금은 강등되었고 권력의 숨은 악은 그 오명이 만고에 전해졌다. 엄중하게 역사를 기록하는 공자의 붓끝은 그만큼 위용을 자랑했다...
2025.02.10 18:06참과 거짓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참말은 세상을 밝혀준다. 거짓말은 세상을 어둠으로 만든다. 둘을 가리는 잣대는 하나다. ‘있는 것(사실)’인지 여부다. ‘있는 게’ 맞으면 참말이고, 아니면 거짓말이다. 성경에선 카인의 거짓말이 대표적이다. ‘아담과 이브’의 장자인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인 뒤 ‘아우가 어디 있느냐’는 신의 물음에 “알지 못합니다”라고 답했다. “모른다”는 말은 살인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거짓말이다. 거짓말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솝우화’에 여러 편 실려있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양치는 소년’이다. 목동은...
2025.02.09 17:55“나는 돈 때문에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은 얼마든지 있다…. 거래는 나에게 일종의 예술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87년 쓴 자서전 ‘거래의 기술’은 지구상 가장 뜨겁지만, 가장 미스터리 한 인물로 꼽히는 ‘트럼프’를 이해하는 몇 안되는 책이다. 사업가로 성공한 트럼프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함이다. 언제 어느 때고 자신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속 마음을 무식하게(?) 드러내는 트럼프. 많은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두고 그는 ‘주변에 부자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자신이 돈을 버는 이유에 대해...
2025.02.06 17:51최근 유통업계의 상품 판매가격 산정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식품 가격은 먼저 시장 조사를 벌여 원가를 파악한 뒤 마진율을 설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게 된다. 유통업체들은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판매가격에 재료비와 인건비 등 원가를 반영하고 마진을 더한다. 그런데 요즘 이같은 과정을 거꾸로 한 ‘가격 역(逆)설계’가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먼저 최저가로 판매가격을 정해놓고, 이를 넘지 않도록 원가와 이윤을 맞추는 방식이다. 소비침체가 극심해지자 단돈 100원이라도...
2025.02.05 17:5080억원의 저비용으로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을 선보인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오픈AI로 대별되는 미국 빅테크(Big Tech) 진영의 AI 투자 규모 보다 작게는 10분의1, 더 극단적으론 50~100분의1 수준만으로 오픈AI에 필적하거나, 더 우수한 연산 결과치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위협한 셈이다. ‘딥시크 쇼크’는 중국이 독자적인 AI 인재 양성 생태계를 구축했음을 입증했다. 딥시크 창업자인 40세 량원펑과 엔지니어 모두 순수 국내파다. 중국 AI 기술은 앞으...
2025.02.04 17:32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들이 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불편과 고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 백인들이 유색인종들이 느끼는 교묘한 인종차별을 알 수 없듯. 학교폭력이나 직장 내 괴롭힘 역시 마찬가지다. 피해자가 되어보지 못한 이들은 그들이 겪었을 공포와 절망, 무력감 등에 대해 짐작만 할 뿐이다.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오요안나 기상캐스터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대화 내용들...
2025.02.03 18:012월3일은 입춘(立春)이다. 입춘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절기다. 아직 바람은 차갑고 이번 주엔 한파도 예고돼 있지만, ‘봄의 길목’에서 대지는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예로부터 입춘이면 집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입춘첩을 써 붙이며 한 해의 행운과 평안을 기원했다. ‘입춘대길’은 ‘입춘을 맞아 큰 길운이 깃들길 바란다’는 뜻이고, ‘건양다경’은 ‘밝은 기운이 일어나고 경사로운 일이 많아지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입춘을 맞아 새 봄의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는 때이지만, ...
2025.02.02 17:59정치학 용어에 ‘장터 효과’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터에서 오르내리는 얘깃거리가 만들어내는 여론의 흐름을 이르는 말이다. ‘설날 밥상’도 민심이 교류하는 현장에서 만들어진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는 점에서 ‘장터 효과’의 전형이다. 전국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의 귀성객이 한꺼번에 몰리면 지역과 세대, 성별, 직업을 초월한 거대한 여론이 만들어진다. 다가올 1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치부터 경제까지 우리 사회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이른바 ‘명절 민심(民心)’이다. 이번 설에도 명절 민심은 어김없이...
2025.01.30 17:381925년 7월,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자서전 한 권을 출판했다. 공포정치의 당위성, 인종차별과 전체주의, 세계 정복의 야망을 낱낱이 담은 책 ‘나의 투쟁’이었다. 1923년 독일을 전복시키기 위해 일으켰던 뮌헨 폭동에 실패해 란츠베르크 교도소에 수감됐던 히틀러. 그에게 유대인은 교활한 장사수완으로 게르만 민족의 자본과 사람을 착취하며 사회를 좀먹는 존재였다. 의회나 사회민주주의, 마르크스주의자들도 답이 없는 쓰레기들이었다. 자서전에서 히틀러가 가장 강조한 것도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 아리아인(독일 민족) 지상주의였다....
2025.01.23 17:34RE100(Renewable Energy)은 ‘재생에너지 전력 100%의 약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캠페인이다. 최소 2050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 주도로 2014년부터 시작됐다. RE100에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 등은 포함되고 원자력은 제외된다. 한국은 RE100캠페인에 지난해 기준 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RE100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저하, 거래처 관...
2025.01.22 17:35‘바나나 공화국(Banna Republic).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쉽게 썩는 바나나의 성질을 빗댄 말이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바나나 따위의 한정된 농산물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부패한 독재자와 그 수하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를 얕잡아 쓰고 있다. ‘마지막 잎새’로 잘 알려진 미국 소설가 오 헨리(O Henry)가 은행에 근무하다가 공금을 횡령하고 남미로 도망쳤을 때의 경험을 쓴 단편집 ‘양배추와 임금님(Cabbage and King)’에서 처음 쓴 용어다. ‘바나나 공화국’의 대표 사례로는 중미의 엘살바도르,...
2025.01.21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