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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판결로 파기 환송한 사례는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사법 불신’이라는 깊고 심각한 위기를 우리 사회에 안겼다. 사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유력 대선 주자의 피선거권을 사실상 박탈하려는 움직임으로 비쳐질 수 있는 법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해당 사건을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시켜 단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는, 잇단 졸속과 무리수로 법조계에서도 ‘사법 권력의 대선 개입’이라는 비판을 초래했...
2025.05.07 16:54“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1993년, 강정인 서강대 명예교수가 한국정치학회에서 던진 이 한 문장은 교육계와 지식사회를 뒤흔들었다.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까지 실렸던 이 유명한 문장을 그는 철저히 검증했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원전 어디에도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플라톤이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반영해 창작한 문장이었다. 이후 이 지적은 국가인권위원회와 헌법재판소 권고로 교과서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됐다. 그러나 강 교수의 진짜 문제의식은 단순한 인용 오류가 아니었다. 그는...
2025.05.06 17:11“스크린 쿼터가 한국 영화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998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한덕수 본부장이 스크린 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영화계가 발칵 뒤집혔다. 스크린 쿼터는 영화관에서 일정 기간 이상 자국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도록 하는 제도로 스크린 쿼터를 줄이는 것은 한국 영화산업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한국 영화 말살에 경제 관료가 앞장서고 있다’는 등 영화계의 원성도 높았다. 하지만 영화계의 반발에도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스크린 쿼터는 한덕수 본부장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취...
2025.05.01 17:39“정보는 곧 힘이고, 정보통신은 국가 생존의 열쇠입니다.”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은 1980년대 후반, 한국의 정보통신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부터 통신 산업의 가치를 이같이 강조했다. 단순한 경영철학을 넘어, 한 시대를 관통하는 전략적 통찰이었다. 섬유와 무역으로 시작한 선경그룹은 세계 산업 구조의 흐름이 급변하는 조짐을 읽었다. 석유화학과 정보통신, 이 두 축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사명을 SK그룹으로 전환하고 에너지와 통신으로의 대전환을 과감히 추진했다. SK는 국가 기...
2025.04.29 14:55지난달 22일 오전 11시25분께 성묘객의 실화로 경북 의성군에서 산불이 시작됐다. 1주일여간 번진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된 경북 상주 소방서 소속 소방관 A(40)씨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인근 지역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의성 산불 진화에 투입된 대원이 병원에 이송된 건 처음이다. 최근 국가별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가장 위세 있는 직업으로 국회의원을 꼽았으나 미국·독일은 소방관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 소방관은 15개 직업 중 11위에 그쳤다. 소방관은 아무나 할 수...
2025.04.28 17:25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경선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 26일 민주당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세 번째 지역순회를 호남에서 실시했다. 결과는 이 후보가 88%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경선에서 이 후보는 88.69%(17만 8090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7.41%(1만4889표)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동연 후보, 3.90%(7830표)의 득표율을 기록한 김경수 후보를 제치고 1위를 기...
2025.04.27 18:40서기 1200년 경 어느 날, 유능한 기사(騎士)가 돼 세상에 이름을 날려 보겠다던 18세 소년 프란치스코가 ‘새로운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과 재산을 버리고 떠난 가난한 여정. 하지만 그는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결코 흩뜨리지 않았고 되레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돌아온 고향 아시시.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인 그곳에서 그는 ‘네가 보고 있는 폐허가 된 나의 집을 수리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한다. 프란치스코 성인과 100여 개의 크고 작은 성당으로 도시 전체가 종교 건축물인 아시...
2025.04.24 17:49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어김없이 호남을 찾는다. 국립5·18민주묘지를 마치 익숙한 통과의례처럼 방문하는 이들은 선거가 끝나면, 다시 수도권으로 향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부르짖는다. 이번 조기대선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후보는 전라남도 신안의 해상풍력단지를 찾았고, 김경수 후보는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을 찾아 광주·전남 발전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김동연 후보도 호남행을 준비 중이다. 각 캠프는 빠짐없이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이라 말하며 각종 지역 현안 해결과 함께 진정성 있는 공약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민주당의 약속은 진...
2025.04.23 17:54하이힐은 처음부터 멋이나 장식을 위한 신발이 아니었다. 중세 페르시아의 기마병이 말안장에 발을 고정하기 위해 신었던 실용적 구조물이 그 기원이다. 그 구조는 유럽으로 전파되며 귀족과 권력자의 상징으로 변모했다. 굽이 높을수록 지위도 높았고,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위로 향했다. ‘높게 보여야 한다’는 욕망과 ‘높은 자를 보고 싶다’는 심리가 맞물리며, 굽은 단순한 장치를 넘어 상징이 됐다.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별 경선과정에서 ‘키높이 구두’가 거론됐다. 최근 열린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왜 키높...
2025.04.22 17:35호남 화단의 종조라 불리는 소치(小癡) 허련은 순조 9년(1809) 남도땅 궁벽한 섬 진도 쌍정리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림그리기를 즐겨 하던 허련은 20대 후반, 당대 최고의 학승 초의선사에게 학문을 배웠고, 녹우당의 공재 화첩을 보고 채법과 화법을 수양했다. 그림공부에 매달린 지 수 년, 소치가 33세 되던 해 초의스님은 허련의 습작 몇 점을 한양으로 보낸다. 조선 후기 예원의 마지막 불꽃 추사(秋史) 김정희의 화실이다. 그림을 본 추사는 허련을 단박에 한양으로 부른다. 이후로 추사의 문하에 입문해 본격적으...
2025.04.21 18:07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전혀 미안한 마음이나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경우에 쓰는 말이 있다.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이 말은 옛 중국 하나라의 제3대 왕 태강의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왕위에 오른 태강은 하루가 멀다하고 사냥이나 놀이에 빠져 지냈다. 그는 처음부터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점점 민심이 흉흉해지던 어느날, 태강은 여전히 사냥만 하다가 이웃나라 유궁국의 왕 후예에게 귀로를 끊기고 결국 쫓겨나 비참하게 죽었다. 이에 그의 다섯 형제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하며 번갈아...
2025.04.20 18:19“인류의 역사를 바꾼 물질이 될 것이다.” 1879년 어느 날,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화학과 아이라 램슨 교수와 제자 콘스탄틴 팔베르크가 새로운 단맛을 내는 물질에 대한 공동논문을 발표했다. 석유의 불순물인 타르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산화 반응을 연구하던 그들은 실험이 끝난 후, 손을 씻지 않고 빵을 먹다 강한 단 맛을 느꼈다. 페인트 등을 만들 때 사용되던 톨루엔에 염소와 황산을 반응시킨 뒤, 암모니아를 더해서 만든 새로운 물질. 인체 유해 여부를 놓고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인공 감미료 사카린의 탄생이었다. “징역 2년...
2025.04.17 16:35“기우(杞憂)에 불과하다.”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열자(列子)’, 천서편의 고사, 기인지우(杞人之憂·기나라 사람의 걱정)에서 나온 말이다. 어떤 중국 기나라 사람이 있었는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잠도 못자고 음식도 먹지 못했다. 이를 보다 못한 지인이 하늘은 기운으로 가득 차 있어 해와 달, 별이 떨어지지 않고, 땅 역시 기운이 뭉쳐 이뤄진 것이니 꺼지지 않는다고 충고한 데서 유래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등을 표현할 때 쓰는 천붕지괴(天崩地壞)(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라...
2025.04.16 16:49“사리는 찾지 말고 수의는 절대 만들지 말고 내가 입던 옷을 입혀서 태워 달라. 그리고 타고 남은 재는 봄마다 나에게 아름다운 꽃 공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달라. 그것이 내가 꽃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무소유를 삶의 신념으로 지킨 법정(法頂) 스님은 생전 유언에 따라 관도, 수의도 없이, 화장된 뒤 강원도 수류산방 인근에서 비공개로 산골(散骨) 했다. 중국의 덩샤오핑(등소평)도 “각막은 기증하고 시신은 해부용으로 쓴 다음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실천했다. 그의 유골은 홍콩 앞바다와 중국과 대만 사...
2025.04.15 17:43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6·3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전국 지자체 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각 지자체의 현안 사업들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번 대선을 기회로 보고, 공약 반영에 총력을 쏟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지역 현안 대부분이 외면받았던 터라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이번 대선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크다. 더구나 광주·전남은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어서 윤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 ‘공약...
2025.04.14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