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정유년 왜의 재침과 칠천량해전의 참패로 불리했던 전황에도 불구하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단 13척의 배로 왜선 133척을 맞아 분전해 승리한 명량대첩 직후 남긴 말이다. 국가 전복의 위기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보존하고자 '호남'만은 반드시 사수하려 했던 충무공의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탁월한 용병술과 지도력, 불굴의 의지로 해상 주도권을 놓지 않음으로써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낸 충무공의 업적도 대단하다. 하지만 충무공이 성공적으로 조선의 바다를 ...
오선우 기자2021.02.25 16:41'오늘 달걀 한 알을 가지는 것보다 내일 암탉 한 마리를 가지는 쪽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의 이익보다는 내일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노력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금농장을 운영 중인 양계업자들은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말이다. 언제 생매장될지도 모르는 암탉보다 오늘 달걀 한 알을 더 파는 게 당장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가금농장과 체험농원 등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는 모두 95건이다. 그중 전남지역에서는 17건이 발생했고, 해당...
김은지 기자2021.02.16 16:12"새해에는 코로나가 없어지길"이라는 말은 2021년 국민 모두의 소망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이미 인지했고, 1년이 넘게 코로나를 겪으며 대책 등을 마련해 실행해왔다. 그렇게 새해에는 코로나로부터 서서히 벗어나 끝내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진심을 바랬다. 하지만 2021년 1월 광주에서만 코로나 확진자가 700여 명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광주 확진자가 1000여 명이였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개신교 관련 단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이로 인해 꼬리에 꼬...
최원우 기자2021.02.02 17:15기자도 언론플레이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3년 전, 한 재소자가 교도소의 사회 복지 프로그램에 감동한 사연을 절절히 담아 편지를 보냈다. 나에게만 보낸 편지라고 해서 기사를 썼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여러 신문사에 보낸 편지였다. 그의 의중을 묻진 못했지만 교도관에게 물으니 "같은 내용의 편지를 신문사 이름만 바꿔 보낸다"고 했다. 그뿐인가. 조합장의 비리를 제보한다고 자료를 보자기에 싸서 찾아온 인물들은 대부분 경선 탈락자거나, 그의 세력인 경우가 빈번하다. 언론을 통해 자신의 사리를 채우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도 언플을 ...
최황지 기자2021.01.27 16:14새해도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이다. 비대면에 따른 실외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집콕족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품 사용이 늘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다. 그동안 유색 페트병과 투명 페트병은 구분없이 일괄 배출해왔다. 이제는 투명 페트병만 골라 따로 내보내도록 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날 취재를 나갔다. 변경 규정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 차 광주 북구와 동구 등 분리수거장을 돌아다녀봤다. 첫날이어서인지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함이 있음에도 곳곳에 유색 페트병과 함께 버려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코로나 방역 지침 위반사례를 신고하는 행위를 투명 페트병 별도배출 제도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진용 기자2021.01.24 14:40"서울은 물론이고 그 제도 자체가 없는 지역도 많아요. 다자녀라고 혜택을 주다보면 끝도 없어요. 다만 저희는 학생들에게 통학 편의를 제공하려 마련했을 뿐이에요." '다자녀가정 학생 형제·자매 동일교 우선배정 정책'의 나이제한 규정에 대한 전남도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정책은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 마련됐다. 지난 2015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3자녀 이상의 다자녀가정 학생은 형제·자매가 재학 중인 중학교에 우선적으로 배정 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처음으로 고등학교 배정에 해당 정책을 도입한 도교육청은 '1...
양가람 기자2021.01.18 12:29광주지방경찰청에서 '지방'이라는 단어가 빠지면서 지난 4일 광주경찰청으로서 첫 시작을 알렸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는 것인데, 국가 전체를 담당하는 중앙경찰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경찰은 소속된 지역의 치안과 복리에 집중하게 된다고 또 국가수사본부 등 전문 수사 조직이 대부분의 형사 사건에 대한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다. 그런데 광주경찰청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한 파출소에 소속된 현직 경찰이 금은방에 침입해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범...
도선인 기자2021.01.17 14:09최근 전국적으로 요양병원 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광주에서도 효정요양병원과 에버그린요양원 관련 확진자가 200여 명에 달하면서, 안 그래도 고령과 숙환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요양환자의 안위는 위태롭기 그지없다. 날짜가 바뀔수록 늘어나는 중등증·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 소식만이 속보로 날아들고 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정부는 요양병원 등 요양시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신속히 분리하고 전담 치료하기 위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을 전국적으로 지난 4일 지정했다. 광주에서는 북구 헤아림요양병원이, 전...
오선우 기자2021.01.12 12:28한 해가 저물어가던 지난달 30일. 광주에는 올 겨울 처음으로 대설특보가 내렸다. 전날 저녁부터 내린 눈은 높게 쌓였고, 도로는 꽁꽁 얼어붙어 출근길 시민들의 발목을 잡고 늘어졌다. 베테랑 운전자도 힘들어할 정도였던 도로에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그 흔했던 오토바이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 비상 깜빡이를 켜고 날쌔게 달려 다니던 오토바이 배달 라이더들은 무섭게 쌓인 눈에 결국 그날 일당을 포기했다. 이들의 포기 선언에 배달만 바라보던 식음료 자영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그날 장사를 포기해야만 했다. 배달 앱에 '영업 중'이라 표시된...
김은지 기자2021.01.06 16:37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역 내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취재했다. 그때마다 소상공인들은 "더는 못 버팁니다"라며 하소연했다. 당시 소상공인에게 "힘들어도 포기하지 마세요. 멀지 않아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올 겁니다"라고 말은 했지만, 그렇게 한해가 지나갔다. 코로나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고, 당시 소상공인에게 건넸던 말은 결국 희망 고문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길거리에서 소상공인들을 볼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난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고통을 겪었고 1년 ...
최원우 기자2021.01.05 17:49"공무원 아니고 '공무직 직원'입니다. 기사 쓰실 때 정확히 표현해주세요." 최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광주 서구 공무원 불법 주정차 과태료 면제 특혜'와 관련해 받은 전화 내용 중 일부다. 내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선 다급함이 느껴졌다. 빠르고 두서없이 뱉어내는 말을 이해하는 데엔 시간이 한참 걸렸다. 전화 내용은 "논란이 된 일은 모두 공무직 직원들이 벌인 것이니 기사에 '공무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14일 광주 서구에서 불법 주정차 단속 업무를 하는 공무직 직원들이 단속 자료를 임의로 삭제...
김해나 기자2020.12.28 14:552020년 광주·전남의 중요한 정치적 이슈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파란 물결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을 뒤덮었다. 국회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한 거대여당의 탄생이었다. 올해 광주전남의 국회의원들 중 상당수 의원이 초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점'을 받았다. 5·18역사왜곡처벌법, 아특법(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부터 운전면허시험장 광주 신설, 광주역 혁신지구 지정까지 지역의 주요 현안들이 속도를 밟아나가고 있다. 이는 초선의원들의 패기와 여당의 힘이 시너지를 낸 까닭이다. 여당의 승승장구에 정치적 민원도 여당...
최황지 기자2020.12.29 14:41밤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동지(冬至)인 21일. 전국에는 여전히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벌써 일주일 넘께 이어진 한파이다. 그래도 한파를 이겨낼 따듯한 안식처와 늘 방겨줄 가족이 있기에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8월 8일 수해피해를 입고 집과 터전을 잃은 수해피해 주민들에게 이런 평범한 일상은 사치일 뿐이다. 7평 남짓한 임시 조립주택에서 벌써 4개월째 머물고 있다. 방 곳곳에서 스며드는 한기를 이겨내며 겨울 한파를 이겨내야 할 이재민들에겐 희망마저 얼어붙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재민을 위해 설치한 임시주택 마저 설계와 다른 규격 미달 자재를 사용하는 등 부실 시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또 한번 상처를 안기기도 했다. 더욱 이재민을 분노케 한 건 더딘 보상 문제이다. 수해가 발생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수많은 정치인들이 다녀가면 금세 피해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
조진용 기자2020.12.21 14:39"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1894년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시민 불복종'에서 한 말이다. 그가 남긴 명제는 공익과 사익의 관계, '대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에 대한 성찰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2020년에도 공익은 종종 사익에 앞선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공익 우선시 현상을 더욱 당연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려는 방역당국의 노력을 '공익 우선주의'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되레 답답하다며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이야말로...
양가람 기자2020.12.15 17:44전남도가 2020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종합 4등급 평가를 받았다. 외부청렴도는 지난해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두 계단 추락했고 내부청렴도 역시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추락해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전남의 청렴도가 이처럼 추락한 것은 달라진 평가방식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사업추진과정에 금품 향응, 직권 남용, 편의 제공 등 부정부패가 여전해서다. 지난 2018년 해운 업무 관련 편의를 봐준 사례금으로 1100만 원을 받았던 사례가 등급 하락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전남도는 최근 10년 새 만년 '4등급' 신세를 벗어...
김진영 기자2020.12.09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