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9일. 159명의 꽃다운 청년들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 2년간 유지됐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시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거라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태원 골목은 가로세로 1m 안에 16명이나 몰릴 정도로 군중밀집도가 치솟았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참사를 두고 책임있는 기관들의 무책임한 대응에 따른 ‘인재’로 결론 지었다. 참사가 발생한 지 겨우 2년 지났다. 20년이 지나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다시 안전불감증이 도래했다고 해도 이해할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2024.11.04 17:489월 중순까지 이어진 길고 긴 무더위가 가고 외투를 여미게 되는 쌀쌀한 날씨가 찾아왔다. 높고 푸르른 하늘과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완연한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가 무색하게도 우리는 여전히 지난여름 겪은 ‘이상기후’의 여파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폭염과 집중호우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우리의 일상 곳곳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올여름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는 전국 각지의 농작지과 주거지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바다에는 고수...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2024.10.28 18:09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활성화에 따라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댄 미성년자 대상 신종 성매매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이 ‘사이버 포주’로 악용되면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멍들어 가고 있지만, 이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일부 SNS 앱을 접속해 보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만남, 즉 성매매 상대를 찾는 게시글이 초 단위로 업로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성매매를 암시하는 키워드를 사용하며 담배와 금품 등으로 미성년자를 꾀어냈다. 가출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용돈을 주겠다”거나 “거...
2024.10.21 16:5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 국민이 들썩인 가운데 그의 작품을 역사 왜곡이라고 폄훼하는 세력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와 정치는 본질적으로는 독립적 가치를 지닌 분야지만, 역사, 사회문제, 현안 등을 논할 때 양립하기도 하고 양 분야의 애매한 침범 영역을 두고 대립하기도 한다. 한강 작가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부은 김규나 작가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는 모두 한강의 작품이 제주 4·3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라는 평을 들었던 작...
2024.10.14 18:40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광주시체육회가 관리하고 있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때문이다. 기자는 최근 일본에 다녀왔다. 현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알비렉스 니가타(J1리그)와 시미즈 에스펄스-요코하마 FC(J2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광주FC(ACLE) 등 세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잔디였다. 가와사키 토도로키 스타디움과 도쿄 국립경기장은 킥오프에 앞서 양탄자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될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이 두 곳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
2024.10.07 15:32지난달 인하대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착취물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초·중·고등학교에서까지 관련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관련 더욱 강력한 처벌법을 쏟아내고 있다. 텔레그램 내에서는 인하대 외에도 ‘○○겹지인방(겹지방)’, ‘○○지능방(지인능욕방)’ 등 특정 학교·지역 이름을 앞세워 불법 합성물을 제작·공유하고 있었다. 해당 메신저 방에서는 교내 여학생, 여성 지인들의 얼굴에 나체 사진을 합성하거나, 목소리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주인님’ 등 외설스러운 음성 파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성인뿐 아니...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2024.09.23 18:06‘가장 지연된 개원식’, ‘민주화 후 첫 대통령 불참’ 제22대 국회 정기회가 2일 오명을 뒤집어 쓴 채 10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그간 국회는 5월 30일 임기 시작 후 채상병특검법 처리와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등 여야 대립으로 개원식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직전 기록은 임기 시작 48일 만인 2020년 7월 16일(21대 국회)이다. 대통령의 개원 연설도 무산됐다. 관례상 국회 개원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해 100일간의 국회 운영 등에 대한 연설을 진행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로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2024.09.02 18:20만리장성(萬里長城).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흉노족과 몽골족 등 북방 유목 민족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세운 성벽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소국들이 각기 장성 건설을 시작해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인 진나라 때 이들을 연결해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실제 성벽의 길이는 무려 6352㎞에 이르는데 중국에서는 장성으로 부르지만 영어로는 ‘Long Wall’이 아닌 ‘Great Wall’이라는 호칭을 써 엄청난 규모와 위용을 가늠케한다. 국내에서는 스포츠에서 중국 국적의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 만리장성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
2024.08.26 14:27배달 플랫폼의 중개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어느샌가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각종 ‘중개플랫폼’들이 ‘상생’은 뒷전으로 하고 각자의 이익만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점유율 1위 배달 중개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지난 9일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를 6.8%(부가세 별도)에서 9.8%로 3%p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경쟁사인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9.8%)와 동일해졌다. 요기요는 9.7%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고...
2024.08.12 18:10“매일 들어오는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다 보면 배달원들은 본인 몸이 갈려 나가는 것도 체감하지 못해요.” 비대면 서비스의 성장으로 택배 노동자의 업무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플랫폼에서 ‘총알’, ‘로켓’ 등 빠른 배송을 앞세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는 택배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택배 노동자들은 매일 13~4시간의 근무를 이어가고 있었으며, 폭염 등 극한의 날씨에도 업무를 멈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쏟아지는 물량을 제 시간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업무가 가중될 뿐...
2024.08.05 18:17“서울에서 근무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의 알바생은 시간당 수백명의 고객을 응대하는 반면 지방의 알바생은 10명의 고객도 상대하지 않는다. 동종 프랜차이즈 식당의 같은 메뉴더라도 서울·지방 간 차등가격을 적용해 서울에선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이와 연계해 서울의 알바생이 지방의 알바생보다 더 높은 최저임금을 받는 추세로 변화해 나가야 맞지 않을까?”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나왔던 청취자의 의견이다. 이처럼 ‘차등적용’이라는 개념이 최근들어 쟁점화가 되고 있다. 차등적용은 업종별 최저임금부터 전기요금 지역별 부과 등을 놓고 논쟁이 ...
2024.07.29 18:32책임감. 국어사전에서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정의하고 있다. 기자는 최근 광주FC가 ‘프랜차이즈 스타’ 엄지성을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로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책임감 때문에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취재 결과 광주 구단의 일부 직원들이 스완지 구단과 협상 과정에서 책임감 없이 행정을 한 것인데 사무처 소속 A씨가 최초 오퍼를 받은 뒤 선수운영팀장을 건너뛰고 간부 B씨에게 보고했고, 이들이 노동일 대표이사에게 이적을 수락할 것을 강하게 설득한 사실이 확인...
2024.07.15 18:42올해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가와 유업계간 원윳값 협상이 좀처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말 가격 조정을 위한 회의를 완료했어야 하지만, 최대 인상분을 원하는 낙농가와 동결을 요구하는 유업계 사이 견해차로 이달 말까지 협의 기간이 연장됐다. 예상된 올해 원유 가격 인상 범위는 생산비 상승분에 지난해 음용유 사용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상황을 반영, 생산비 상승분의 0~60%인 리터 당 0~26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윳값 협상 소위원회는 정확한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달 말까지 용도...
2024.07.08 18:10광주·전남과 전북의 의과대학 지역인재전형 선발 기준 문제는 최근 중요한 교육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대입에서 정원외 인원을 제외한 지역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은 전남대 130명(79.8%), 조선대 100명(66.7%), 전북대 111명(64.9%), 원광대 102명(68.0%)이다. 문제는 지역인재 선발 지역의 비율이다. 전남대와 조선대는 광주·전남·전북을 포함한 호남권 전체에서 지역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호남권 학생들이 고르게 기회를 얻고 지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2024.07.01 18:44광주시의회 제9대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5명의 민주당인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민주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의장 선거에 국민의힘 김용임 의원(비례)이 출마할까 싶었지만 최근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결국 오는 29일 열릴 민주당 광주시당 후반기 의장 경선이 본선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의원 23명 중 국민의힘·무소속 1명씩을 빼놓고 모두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한 정당에서 후보군이 나왔다고 해서 조용한 것도 아니다. ‘초선 대 재선’, ‘최초 여성 의장’ 등 각 후보별로 자신의 명분 알리기에 치열하다....
2024.06.24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