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으로 형상화 한 현대사회의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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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금속으로 형상화 한 현대사회의 문제들…
21~27일 광주신세계갤러리서 신호윤 작가 개인전||'Visualized Sound' 주제로 신작 3점 전시 `눈길’||보이지 않는 것이 내재하는 힘과 무게 역설적 표현
  • 입력 : 2019. 11.18(월) 16:39
  • 박상지 기자

반복되는 레이어를 통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신호윤 작가의 신작들.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신호윤 작가는 종이를 이용해 오랜 시간 노동집약적인 입체 작품을 만들어왔다. 허(虛)와 진(眞)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한편 고독과 외로움, 낯설음과 두려움 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통해 그들이 속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질문, 이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과 과정을 연작 작품에 담아왔다. '수상한 꽃' '본질은 없다' '군도' 연작 등 종이를 통해 조각적 완성도를 선보이며 2015년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신 작가에 대해 "요즘 보기 드문 작가의 집요한 작업과정과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조각적 형태를 주목할 만 하다"라고 평가했다.

제17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신호윤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21일부터 27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개최된다. 'Visualized Sound'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형상화 한 신작 3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3점의 신작은 전시 제목에서도 이미 유추할 수 있듯이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어느 특정 장소와 사건의 소리를 형상화하고 있다. 신 작가만의 작업정체성이 담긴 반복되는 레이어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여전히 특정 각도에서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시각 이미지를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기존의 작품들이 가볍고 부드러운 종이로 표현됐던 반면 이번 신작들은 무겁고 차가운 금속으로 표현돼 보이지 않는 것이 내재하는 힘과 무게를 역설적으로 나타냈다.

신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특정 사건과 역사적 공간, 그 안에 존재하는 미묘한 문제들을 소리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계속해서 허(虛)와 진(眞)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대사회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것을 인식하고 느끼는 내면의 감정, 그리고 그것을 대처하는 구성원들의 태도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마치 같은 이미지를 보고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느끼듯,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귀로 들으며 상상하게 되는 이미지 역시 다를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2차원의 평면으로 형상화하고, 또 다시 아주 치밀한 계산을 통해 3차원의 입체를 마치 하나하나 조각하듯 연결하는 신 작가는 어떠한 화려한 이미지에 이끌려 본질을 망각하거나 어떠한 틀 안에 갇혀 벗어나지는 못하는 현상을 거부한다. 완벽함 보다는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에, 정확함보다는 다양한 것을 담을 수 있는 포용성에 더 초점을 맞춰 허(虛)와 진(眞)을 찾아가는 과정, 그것이 신 작가가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집요하게 계속하는 이유이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신호윤 작가만의 감각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그 만의 해석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신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더 확장된 이미지를 상상하여 관객만의 이야기와 역사를 이어서 써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신세계미술제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전시 지원을 통해 지역미술 및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1996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반복되는 레이어를 통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신호윤 작가의 신작들.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