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수민>"아이들이 안전한 울타리에서 보호받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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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수민>"아이들이 안전한 울타리에서 보호받을 수 있기를…"
이수민-전남북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입력 : 2020. 06.28(일) 14:05
  • 편집에디터
이수민 전남북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현재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일상의 많은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아동들의 안전을 위해 등교 개학이 연기되고, 정규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다양한 변화로 아동과 부모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아동들이 가정 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비대면 생활방식이 일상화되다보니 아동학대 발견이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전라남도의 3~5월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7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9%정도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등교 개학이 진행되면서 아동학대 신고가 증가함에 따라 아동학대 조사 이후 사례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재학대의 위험을 줄여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고 가족 기능을 강화하여 가족을 보존하는 것이 아동학대 예방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정부는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아동학대 조사를 공공화하여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피해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전문성 있는 사례관리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것이다. 정책발표 이후,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책 방향성에 맞춰 개정되었다. 이를 통해 올해 10월부터는 기존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심층적인 사례관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에 맞춰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아동학대 사례관리 전담기관으로 개관한 전남북부권아동보호전문기관은 굿네이버스가 개발한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원가정 보호 서비스, 분리 가정에 대한 재결합 프로그램, 심리상담 및 트라우마 치료 진행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이고 전문적인 사례관리 체계를 마련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업무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또한 선행되어야 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첫번째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증설을 통한 관할 지역 내 이동시간을 줄여 사례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관할하는 지역의 범위가 넓어 현장과의 접근성이 낮다. 피해 아동 및 가족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 강화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해 사례 당 평균 이동 소요시간을 고려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증설이 필요하다.

둘째, 아동학대 상담원 인력을 확충하여 상담원 1인당 사례 관리 수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1인당 적정 아동학대 사례관리 건수는 32건이라고 발표했다. 굿네이버스에서 연구한 '대한민국 아동보호 기준선 수립연구'(2018)도 상담원의 월평균 최대 사례 적정 기준을 20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국가 아동학대 정보시스템에서 추계한 사례 수는 상담원 1인당 62.4건이고, 상담원이 실제 응답한 사례 수는 64건이었다.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편은 근본적으로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함이다. 변화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필자는 아동보호체계 실천 현장의 종사자로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아동들을 지키고 도울 것을 다짐한다. 더불어 정부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 더욱 많은 아동이 국가 아동보호체계의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