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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한의 동시대미술 수첩> 영상 설치 미디어아트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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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한의 동시대미술 수첩> 영상 설치 미디어아트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장민한 (조선대 시각문화큐레이터 전공 교수)

게재 2020-06-23 15:25:07
강수지_Rwflection-싱글 채널_2020
강수지_Rwflection-싱글 채널_2020

코로나19 감염증이 우리 일상을 지배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간다. 다른 감염병 경우처럼 잠시 우리를 괴롭히다가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이것은 그렇지 않다.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은 감염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행복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일상을 위로하는 미디어아트 전시 3개가 개최되었다. 개막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개최된 신도원의 개인전 <미디어의 확장 - 나는 꽃이다>(6. 15 ~ 6. 20),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 박상화 개인전 <사유의 숲>(6. 18. ~ 7. 14), 그리고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미디어아티스트 29명이 참가한 <빛고을아트스페이스의 새로운 공간: The bunker>전(6.18 ~ 7. 8)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위로와 성찰을 주는 미디어아트 전시들

미디어아트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만을 이야기한다면 극적이고 강렬한 시청각 경험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전통적 매체의 미술이 현실에 대한 독특한 재현을 통해 작가가 상상했던 세계를 경험하도록 유도한다면, 미디어아트는 빛과 영상 매체를 이용해 가상세계를 창출하여 주체와 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보게 만든다. 이러한 매체는 우리의 지각방식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미적 경험을 목표로 하는 예술의 영역을 넘어서 세계와 미래에 대한 철학적 질문의 공간이 되었다.

미디어아트를 매체 특성에 따라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영상, 빛, 사운드, 오브제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영상 설치' 유형의 미디어아트, 다른 하나는 인터렉티브 작품과 가상현실 작품(VR, AR) 등이 속해 있는 '디지털 아트' 유형의 미디어아트이다. 후자의 유형은 작품에 직접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감상자로 하여금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고, 전자의 유형은 작가가 의도한 바를 영상, 빛, 사운드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소통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3개의 전시의 작품 중에는 가상세계를 목표로 하는 '디지털 아트' 유형도 있지만, 작가와 효과적인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영상 설치'유형의 미디어아트가 대부분이다.

코로나 시대에 위로와 활력을 주는 전시 - 신도원의 <나는 꽃이다>전

신도원의 이번 전시는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를 영상 설치, 홀로그램 작품을 포함하여 50여 점의 회화 및 사진 작품을 통해 선보였다. 작가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시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우리 각자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믿음에서 찾으려고 한다. 작가는 회화, 사진 등 전통 매체를 사용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들의 개성을 다양한 스타일로 잡아내고 있다. 또한 영상 설치, 홀로그램 작품을 통해서는 어려운 일상에 대한 위로와 에너지를 주려고 하고 있다.

퍼포먼스 배달래, 배우 송채윤, 사진작가 이설제와 함께 만든 영상 작품 <꽃이 되는 순간>은 광주와 전라남도를 돌며 바다 산 강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 보여줌으로써 코로나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유하고자 한다. 영상 설치 인터렉티브 작업인 <아이 로봇>은 메쉬 스크린에 기존 작품인 '아이 로봇'과 '덕령이'를 재연출하여 심신이 지친 관객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

영상 설치를 통해 삶의 쉼터를 제공하는 박상화의 <사유의 숲>전

박상화 작가는 광주의 일상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여주는 영상 설치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관람객들이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 삶에 대한 위로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작가는 <사유의 정원>작품에서 여러 겹의 메쉬 천에 도시의 화려한 일상, 소나무 숲, 흩날리는 벚꽃 영상을 투사한다. 관람객들은 그 속에 들어감으로써 직접 숲에 들어가 걷고 느끼는 공감각적 체험을 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재현 영상처럼 보이기보다는 우리에게 안식을 주는 어떤 미지의 존재자 속에 들어가 실제 위안을 얻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의 작업은 영상 설치 미디어 작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영상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메쉬 설치 작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설치 작업이 영상 작업에 종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메쉬 스크린은 관객들이 영상에 몰입하여 체험하게 만드는 수단이면서 그 자체로 존재감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이 영상을 빛의 반사로 이루어진 가상세계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실체로서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의 영상 설치 작업은 작가가 상상하는 이상향을 몽환적으로 나타내면서도 실제 쉼터에서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외부와 단절된 엄폐 공간 에서 들여주는 미디어아티스트 29명의 이야기

전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를 거쳐간 작가들 거의 대부분이 참가한 전시이다. 이 전시는 코로나 19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미디어아트 작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점은 전시 공간이다. 이번에 광주문화재단은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지하 공간 180평을 새롭게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천장이 낮아 전시에는 다소 제약이 있으나 빛이 들어올 수 없는 지하 공간이고 배관과 벽돌 벽면 등 옛 공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대형 미디어아트나 몰입형 설치작품을 전시하기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빛고을아트스페이스의 외부와 지하1층에서 열리는데, 역대 레지던스 참여 작가 29명이 자신의 관심 주제를 자유롭게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으나, 작품들 가운데 위협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작가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곳곳마다 보인다. 이 전시에 출품된 영상 설치 미디어아트 작품을 몇 개 소개해 보겠다.

강수지 작가의 영상 설치 작품 (2020)은 도자기 오브제와 영상 작업을 통해 도자기가 지닌 상징적 의미와 그 물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도자기의 흙이 인체 피부의 촉감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도자기의 물성을 영상과 깨진 실제 도자기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관람객은 도자기가 깨지고 결합 되는 영상에 집중함으로써 그 도자기에서 우리 본연의 모습을 유추하게 된다. 권승찬 작가의 영상 복합 매체로 제작된<무릉도원>(2018)은 특정 개인이 즐겼을 일상 용품을 공적이고 역사적인 공간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특정 시대에 구속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김명우 작가는 강화 스트로폼에 영상을 투사한 (2020)을 출품했다. 그는 비정형 형태의 유동적인 빛을 투사하여 오늘날 매체의 급속한 변화에 대한 개인의 심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임용현 작가는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외부 벽면에 3D 프로젝션 맵핑 작업인 (2020)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유토피아를 보여줄지 아니면 그 반대를 보여줄지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는 더듬이를 한껏 세워 새로운 이슈를 찾아내고 그것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형식을 찾는 작업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도 콘텐츠이고, 콘텐츠라면 내용과 형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미술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주제에 적합한 형식을 찾는 것이 미디어아트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새롭게 등장하는 이슈들에 적합한 다양한 영상 설치 매체와 형식을 찾아내는 것이 미디어아티스트가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할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시대 미디어아트 역시 무슨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는지의 측면에서 감상하면 큰 어려움 없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장민한 (조선대 시각문화큐레이터 전공 교수)

권승찬_무릉도원_복합매체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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