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인줄 알았더니"… 코로나19 공포 짓눌린 광주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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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바닥인줄 알았더니"… 코로나19 공포 짓눌린 광주 도심
북적이던 도심가에서 자취 감춘 인적…"잠깐 외출도 두렵다"||코로나19 여파 침체된 상가 또 직격타… 일각선 구매대란도
  • 입력 : 2020. 07.02(목) 17:19
  • 최원우 기자
2일 오전 광주시 동구 동명동 까페 거리는 평소 사람들도 북적이던 모습과 달리 인적이 완전히 끊겼다.
광주에서 엿새 만에 5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민들도 충격에 빠졌다.

지역사회 감염 현실화를 실감하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어디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약국에서는 다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잠시나마 붐볐던 거리에서는 인적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2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동구 동명동 카페 거리.

'코로나19 공포'가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역력했다.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로 중무장한 몇몇 시민들은 행여나 바이러스라도 묻을세라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서혜진(31·여)씨는 "동명동이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차량과 사람이 엉켜 복잡했을 평소와는 달리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기있는 한 가게는 점심 무렵까지 대기 순번 0명을 기록하고 있었다. 휴업하고 불을 끈 가게가 군데군데 있었고 몇몇 가게는 문을 열었지만 매장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이곳에서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류명철(49)씨는 "바닥인 줄 알았더니 추락은 끝이 없었다"고 했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한차례 침체된 거리가 또 한번 직격타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류씨는 "불과 2~3일 사이 코로나 불경기때보다도 매출이 30% 이상 하락했다"며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아예 장사를 포기한 가게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카페 거리에 오가는 손님들이 없어 몇몇 상가 주인으로부터 가게를 내놨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동명동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금남로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혜선(49·여)씨는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했다. 그는 손님맞이를 아예 포기한 채 같은 처지인 옆 가게 주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박씨는 "반대편 도로로 넘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하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만 있을 뿐 이곳을 찾는 손님이 아예 없다"며 "이제는 지하상가라는 명칭도 무색할 지경"이라고 했다.

평소 노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됐던 지하상가 쉼터마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폐쇄됐고 지하상가 곳곳은 불빛마저 꺼져 휑한 적막만 가득했다.

반면 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면서 때 아닌 구매 경쟁에 불이 붙은 곳도 생겨나고 있다.

광주 동구 금동 한 약국은 오랜만에 마스크가 동이 났다.

지난 6월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뒤로 재고 정리에 집중하고 있던 차에 갑자기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약사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진데다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저번주까지만하더라도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이 없었다"며 "이번주부터 다시 공적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광주 남구 한 대형마크에서는 일부 고객들이 많은 양의 식료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고 있었다.

박하늘(37)씨는 "가족 중 누구 하나라도 코로나에 걸리면 큰일난다는 생각에 사람이 많은 곳은 꺼리게 됐다"며 "마트도 음식 재료를 한꺼번에 사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만 방문한다"고 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