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현 작가, 광주 최초 건축물에 영상 공공미술작품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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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임용현 작가, 광주 최초 건축물에 영상 공공미술작품 설치
광주 남구 백운동 홀리어스 주상복합오피스텔||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9시간동안 임 작가 미디어작품 상영
  • 입력 : 2020. 07.06(월) 17:33
  • 박상지 기자

광주 남구 홀리어스 주상복합 오피스텔 외관에 설치된 임용현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Journey'. 작가제공

빌딩 숲 사이를 걷다보면 대형 건축물 앞 조각미술작품과 종종 마주치게 된다. 삭막한 빌딩 사이에서 조우하게 되는 미술작품은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다소 강제성에 따른 결과물이지만 사실 바쁜 도시인들의 호흡을 늦춰주는 고마운 존재다. 공공미술은 건축비용의 일정비율에 해당되는 금액을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주위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회화, 조각, 공예 등 근사한 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광주 남구 백운동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공공미술작품으로 미디어아트가 광주 최초로 설치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퍼스트골드가 신축한 홀리어스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설치된 임용현 작가의 작품이다. 백운고가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백운광장 일대에 들어선 홀리어스 주상복합 오피스텔 외관에는 임 작가가 지난 2018년 작업한 미디어아트 작품 '저니(Journey)'와'스프레드(Spread )', 2016년 작업한 '언타이틀(Untitle)' 등 3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임 작가는 건물 외부 4개의 기둥을 감싼 LED패널 속에 평소 관심분야였던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고래와 커피콩, 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2016년 작업한 '언타이틀'에는 커피콩과 돈이 등장한다. 현대인이 가장 선호하는 커피와 돈은 '중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커피에 중독되듯 보이지 않는 사회적 시스템인 돈에 중독되는 인간들의 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어 패널에는 2018년 작업한 '저니'와 '스프레드'가 상영된다. '저니'와 '스프레드'는 고래를 소재로 한 연작이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끝없이 열망하고 개척하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고래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6분 가량의 두 영상 속에는 검은 바탕 속 거대한 고래가 바다, 태양, 북두칠성, 나침반 등의 이미지를 욕망처럼 품고있다. 이어 금색으로 대변되는 욕망들은 고래로 하여금 더 큰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재촉한다. 고래는 우주공간으로 진입하고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

임 작가는 "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동물이고, 인간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포유류"라며 "고래의 여정을 통해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고 싶었다. 이와함께 그 욕망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의 작품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상영된다. 상영시간은 백운고가 철거로 교통정체가 심각한 시간대에 운전자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임용현 작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의 많은 신축 건물들이 회화, 공예, 조각뿐만 아니라 미디어 아트 등 보다 폭넓은 장르의 예술이 공공미술로 설치되어 보다 아름다운 광주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임용현 작가는 광주시립미술관 북경레지던시 출신으로 콜라를 소재로 한 프로젝션 맵핑으로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은바 있다. 최근에는 광주 서구 대안공간 뽕뽕브릿지에서 '논스페이스'를 주제로 개인전에 참여했다. '논스페이스'에는 허구가 실재가 되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았으며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임용현 작가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