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대신 훈훈폭탄'… 수해 복구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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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물폭탄 대신 훈훈폭탄'… 수해 복구 '한마음'
전남 최대 피해 담양, 출향인사 구호 성금 릴레이 ||‘힘내라 구례’ 응원… 인근 시·군 도움의 손길 앞장 ||휴가도 미룬 군인들·지역 정치인 “복구 현장으로”
  • 입력 : 2020. 08.12(수) 19:16
  • 곽지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2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곡성군 곡성읍 신리마을을 방문, 마을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광주·전남지역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지역 곳곳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수해 피해 복구작업을 위해 발벗고 뛰어든 봉사자들과 성금 기탁자들의 행렬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담양에서는 출향인사들의 기부가,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은 구례는 온라인 상에서 '힘내라 구례'라는 해시태그가 이어져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지자체는 물론, 타 지역에서도 구호물품과 성금을 보내오는 등 도움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 "힘내라 전남" 자원봉사·기탁금 줄이어

 12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남도내 시·군 중 가장 많은 수해 피해를 기록한 곳은 담양이다. 피해 규모가 1274억으로 전남 전체 피해액의 3분의 1에 달한다.

 고향의 아픔을 접한 출향인사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담양군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8개 단체와 개인이 3230만원의 집중호우 피해복구 지정기탁금을 보내왔는데 대부분 담양 출신 인사들이었다.

 담양군 무정면에 살고 있는 박홍순씨와 광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박씨의 아들 상하씨 부자는 각각 30만원과 300만원을 기탁했다.

 박상하씨는 "사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시던 논도 이번 폭우에 침수가 됐는데, 제가 어린시절을 보냈고 아직도 친구들이 살고 있는 마을 등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구례군 침수 모습이나 자원봉사자들의 피해 복구 작업 내용 등을 담은 게시물에 '힘내라 구례' 해시태그를 다는 응원이 주목받고 있다.

 폭우가 내렸을 당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이 크게 이슈가 된 뒤 전국적으로 게시물 등을 공유하며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완도군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장 뛰어가고싶은 마음이지만 내일 당장 제일 급한 생수라도 사서 보낼 생각이다. 힘내라 구례!"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가 이웃"

 수해 현장에는 인근 시·군은 물론, 전국 각지의 따뜻한 마음이 모이고 있다.

 보성군은 12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인근지역인 구례군 수해복구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방역차·살수차·굴삭기·덤프트럭 등 복구 장비 56대와 운용 인력 86명을 지원했다.

 신안군도 이날 공무원과 민간단체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긴급복구 지원팀이 구례군에서 복구 활동을 펼치고 이불 200세트를 전달했다.

 해남군은 식수난을 겪고 있는 구례군민들을 돕기 위해 생수 1000상자를 전달했다.

 여수에서는 '구례군 자원봉사 희망버스'가 매일 구례군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11일 여수시청 공무원과 여수시 새마을지회 회원, 여수시 체육회 회원 등 자발적으로 참여한 60여명이 구례 5일장 일대 상가 등에서 나온 폐기물을 정리하고 오염된 가재도구들을 씻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여수시는 이날부터 수해복구 완료 시까지 참여 희망 자원봉사단체의 신청을 받아 매일 오전 8시 여수문화홀에서 자원봉사 희망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 지역 정치인·군인들도 현장으로

 지역에 주둔한 군인과 정치인들 역시 수해 현장으로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2일 육군 제31보병사단에 따르면 31사단 장병들은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광주·전남지역의 수해복구를 위해 휴가도 미루고 적극적인 대민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집과 농경지 등이 수해 피해를 봤음에도 집으로 향하지 않고 대민지원에 나선 장병들도 있다. 31사단 배진수·장길성 예비군 지휘관과 최영철 병장, 유성우·하지석·백인범 상병, 박근창 일병 등이 그 주인공이다.

 박 일병은 가족들이 3대째 과수원 농사를 짓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었고, 장 예비군 지휘관도 담양에 위치한 부모님댁이 침수됐지만 주민 피해 복구를 위해 휴가를 반납했다.

 장 예비군지휘관은 "집 걱정도 되지만 지역 주민들도 큰 피해를 입어 모른 척 할 수 없었다"며 "평일에는 지역주민 수해복구에, 주말엔 본가 복구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도 수해 극복에 힘을 보탰다.

 이날 단원들은 집중호우로 고립됐던 임곡동 일원에서 대민지원에 나섰다. 1전투비행단은 이날부터 매일 80명을 투입해 18일까지 수해 복구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광주 광산구을' 지역구를 두고 있는 민형배 의원도 이날 당원 70여명과 함께 신창·첨단·임곡동에서 수해지역 긴급복구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물에 젖은 가구 5톤 트럭 4대 분량을 가게 밖으로 옮기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세 시간여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민 의원은 "휴가철이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이 복구작업에 동참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며 "재해 예방·복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