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군수 얼굴에 묻힌 진흙, 공직사회 충격이였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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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부군수 얼굴에 묻힌 진흙, 공직사회 충격이였죠ㅋㅋ"
보성군청 유튜브 운영하는 ‘보성특공대’||박종연 주무관·손승희 주무관
  • 입력 : 2020. 09.03(목) 15:59
  • 도선인 기자

'보성특공대'에서 루피와 멍미로 활약 중인 박종연 주무관과 손승희 주무관. 보성군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보성군 공식 채널 캡쳐

공직생활 13년 차인 보성군 박종연 주무관은 '공무원' 대신 새로운 직함을 얻었다. 바로 '보성특공대' 대장 '루피'다. 물론 대원은 '멍미'라는 이름을 가진 3년 차 공무원 손승희 주무관, 한 명뿐이지만, 보성군 공식 유튜브에서 이미 유명 인사다.

보성특공대는 유튜브를 통해 보성의 일상을 'B급감성'으로 리포트한다. 관광명소나 노동현장을 찾아 관계자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또 벌교 꼬막으로 '쿡방'을 선보이고 군민들이 잘 모르는 숨은 지원제도 친절히 알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망가지는 모습을 통해 '공직사회는 딱딱할 거 같은데….'라는 편견을 없애는 데 앞장선다.

박 주무관은 "보성특공대만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B급감성'이다. 잘 짜인 각본에 의한 촬영이 아닌 즉흥적인 감성이 구독자분에게도 통한 것 같다"며 "첫 영상이 올라갈 때만 하더라도 '얼마나 인기가 있을까' 마음 졸였지만, 막상 조회수 1000이 넘니깐 1만은 언제 나올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잘 나오는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두드리는 공무원을 생각했다면, 보성특공대는 정반대의 모습이 영상에 나온다. 유튜브에서 이들의 일터는 사무실이 다가 아니다. 면마스크 제작 봉사를 위해 보성에 모인 자원봉사자들과 재봉틀을 돌린다. 발로 뛰는 모습만큼이나 재밌는 입담, 짓궂은 농담과 행동이 인기에 한몫 한다.

농부가 돼 한여름 감자밭에서 수확을 돕기도 한다. 특히 감자도둑인 척 연기(?)를 하면서 루피와 멍미가 쫓고 쫓기는 장면을 보면, 공무원이 아니라 끼 많은 유튜버에 가깝다. 보성에서 회갑을 맞은 할머니의 생일 축하도 이들의 몫이다. 덕분에 보성은 옆집 아저씨와 누나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다.

대장 '루피'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연 주무관은 부군수와 함께한 '보성대첩'을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 꼽았다. 최병만 보성부군수와 꼬막까기 대결을 펼쳐, 진 사람은 '얼굴에 진흙을 묻히는 벌칙'을 받아야 했다.

박 주무관은 "보성으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부군수님과 함께한 촬영이라 떨렸던 맘이 지금도 생각난다"며 "부군수 얼굴에 진흙을 묻히는 장면은 공직사회에서 파격적인 일이라, 군청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면서도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인기도 실감했다"고 말했다.

보성군은 얼만 전, 특산물(꼬막, 녹차, 키위)에서 모티브를 얻은 SNS 캐리턱 'BS삼총사'를 결성시키기도 했다. 박 주무관은 "보성 특공대 만큼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보성 팬덤을 만들고 싶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 진 보성 농가들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

인기에 힘입어 전직원을 대상으로 유튜브 콘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박 주무관은 "점진적으로는 군민을 대상으로 참여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며 "유튜브는 지자체 홍보 내용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동기부여가 된다. 보성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영상을 시청해 준 구독자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보성군 공식 채널 캡쳐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